2019 표준지 공시지가

표준지 공시가 평균 9.4% 올라…11년 만에 최고

상승률 서울 13.8%·광주 10.7%·부산 10.2% 順
강남구 23.1% 올라 시·군·구 최고…중구 21.9%
고가토지 시세반영률 70%로…'징벌적 과세' 논란

< 명동 네이처리퍼블릭, 16년째 땅값 1위 >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 1위를 기록한 서울 명동8길 네이처리퍼블릭 부지. 2004년부터 16년간 전국 최고 땅값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 부지의 ㎡당 공시지가는 지난해(9130만원)보다 100.4% 오른 1억8300만원을 기록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정부가 12일 발표한 표준지 공시지가의 가장 큰 특징은 ㎡당 2000만원 이상인 토지 공시지가를 집중적으로 올렸다는 것이다. 그 결과 전국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서울 명동 상업용지 공시지가가 두 배 이상 급등하면서 처음으로 ㎡당 1억원을 넘어섰다. 강남구 테헤란로, 영등포구 여의도 등의 상업지역 공시지가도 20~50% 급등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공시가격이 급등한 고가 토지는 전체 표준지의 0.4%가량인 2000필지”라며 “최근 가격이 급등했거나 상대적으로 시세와 격차가 큰 가격대의 고가 토지를 중심으로 현실화율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중심상업지 땅값 20% 이상 급등

시·도별로 보면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서울(13.87%)이다. 광주(10.71%), 부산(10.26%), 제주(9.74%) 등의 공시지가 변동률도 전국 평균(9.42%)을 웃돌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최근 지가가 크게 상승했거나 그동안 공시지가 현실화율이 낮았던 토지가 이들 지역에 몰려 있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충남(3.79%), 인천(4.37%), 대전(4.52%), 전북(4.45%), 충북(4.75%), 경남(4.76%) 상승률은 5% 이하에 머물렀다.

시·군·구별로 보면 서울에서도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강남구(23.13%)다. 명동을 포함한 서울 중구(21.93%)와 금융회사가 밀집한 여의도를 포함한 영등포구(19.86%)가 그 뒤를 이었다. 성동구(16.09%), 서초구(14.28%), 종로구(13.57%), 용산구(12.53%), 동작구(11.59%), 마포구(11.42%), 관악구(10.45%) 등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최하위인 동대문구도 7.21% 올라 서울은 전반적으로 공시지가가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에선 부산 중구(17.18%)·부산진구(16.33%)가 상승률 상위 5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재개발 재건축 등의 개발사업 호재가 영향을 미쳤다. 전북 군산시는 1.13%, 울산 동구는 0.53% 하락해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다. 군산은 한국GM 군산공장이 폐쇄된 영향을 받았다. 울산 동구는 조선업 등 지역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명동 공시가격 두 배로 껑충

전국 50만 표준지 가운데 땅값이 가장 비싼 곳은 서울 중구 명동8길에 있는 화장품전문점 네이처리퍼블릭 명동월드점 부지로, ㎡당 1억83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공시지가(9130만원)의 두 배를 넘는 금액이다. 공시지가가 ㎡당 1억원을 넘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전체 면적 169.3㎡의 가치는 309억8190만원에 달한다. 이 부지는 2004년부터 16년째 전국 땅값 1위 기록을 유지했다.

공시지가 상위 10위에 이름을 올린 땅은 모두 충무로1·2가, 명동1·2가에 있는 상업용 및 업무용 토지였다. 이들 땅의 공시지가는 지난해보다 두 배가량 뛰어 ㎡당 1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명동 외에 강남구 서초구 종로구의 중심상업지 공시지가도 크게 상승했다. 강남구 삼성동 현대차그룹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부지(7만9341.8㎡)는 ㎡당 4000만원에서 5670만원으로 41.7% 뛰었다. 삼성동에 있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의 공시지가는 ㎡당 6090만원으로 작년보다 32.4% 급등했다. 1만198.4㎡인 부지 전체 가치는 6211억원에 달한다. 또 서초구 삼성화재 서초사옥 부지의 공시지가는 ㎡당 508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24.5% 뛰었다. 종로구 서린동 SK서린빌딩은 ㎡당 5250만원으로 28.9% 상승했다.

“부자·대기업 겨냥한 징벌적 과세”

그 결과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의 현실화율(공시가격/시세)은 지난해보다 2.2%포인트 상승한 64.8%로 집계됐다. 이문기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최근 가격이 급등했거나 상대적으로 시세와 격차가 컸던 가격대 토지를 중심으로 현실화율을 개선해 형평성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특정 지역과 가격대를 타깃으로 한꺼번에 공지지가를 올린 것은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한 전문가는 “추정시세가 ㎡당 2000만원 이상인 토지를 고가 토지로 규정하고 현실화율을 평균보다 높은 70%로 올렸다”며 “이는 특정 지역을 타깃으로 징벌적 과세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현실화가 필요하더라도 점진적으로 상향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보유세를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겠다면서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높은 거래세를 낮추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 감정평가사는 “추정시세 ㎡당 2000만원 이상을 고가 토지로 규정한 것은 법률적 제도적 근거가 없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