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효정 넥스틸 사장의 호소

"이대로라면 美 수출길 막혀…법리적 대응만으론 한계 직면"
“이대로라면 사실상 미국 수출길은 막히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박효정 넥스틸 사장(사진)은 12일 “미국은 철강 쿼터(수출 물량 제한)도 모자라 고율의 관세까지 부과하려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넥스틸은 유정용 강관(OCGT)과 송유관 등 강관류를 생산하는 매출 5000억원대의 중견 철강업체다. 그동안 생산량의 70~80%를 미국에 수출해왔으며 대미 OCGT 수출 실적은 국내 1위다.

박 사장은 “산업통상자원부뿐만 아니라 청와대가 직접 나서 정치·외교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넥스틸을 비롯한 국내 철강업체들은 미국 상무부의 고율 관세 부과와 관련해 미국 국제무역법원(CIT)에 소송을 내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해왔는데 이마저도 한계에 다다랐다는 얘기다.

미 상무부는 지난 7일 한국산 송유관 반덤핑 관세 연례재심(2016~2017년)의 예비판정 결과를 공개했다. 관세율은 넥스틸 59.09%, 세아제강 26.47%, 현대제철 등 기타업체 41.53%다. 이전(2015~2016년) 연례재심에선 세아제강 14.39%, 현대제철 18.77%, 넥스틸 등 기타업체 16.58%였다. 넥스틸의 관세율이 3.5배 이상으로 높아졌다.

박 사장은 미 상무부의 이번 판정이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상무부는 생산국(한국)과 수출국(미국)의 제품 가격 차이, 송유관 원료인 열연의 출처 비율, 생산국(한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 여부 등을 고려해 매년 연례재심을 거쳐 관세율을 재산정한다. 박 사장은 “한국 정부에서 보조금을 받는 포스코로부터 열연을 공급받아 송유관을 생산했다는 게 상무부의 논리”라며 “하지만 포스코는 정부 보조를 받지 않을뿐더러 100% 한국산 원료를 썼다는 이유로 ‘관세 폭탄’을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오는 7월 최종판정이 예정돼 있지만 상무부가 관세율을 다시 낮출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그는 전망했다. 지난달 미 CIT가 송유관과 유사 제품으로 분류되는 OCGT에 고율의 관세를 매긴 것은 부당하다고 판정했는데도 상무부가 또다시 높은 관세를 부과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기존 보호무역주의를 그대로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박 사장은 설명했다.

그는 “올해 대미 수출량은 가장 수출이 많았던 2014년(55만4000t)의 절반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며 “이대로 59%에 달하는 관세율을 적용받으면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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