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파문 커지자 '뒷북 수습'

김병준 위원장 "견해차 아닌 허위주장"
민주 "왜곡·날조행위 처벌 강화"
여야 4당과 특별법 개정안 발의

5·18 광주민주항쟁 폄하 논란으로 수세에 몰렸던 자유한국당이 뒤늦게 뒷수습에 나섰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사진)은 설화(舌禍)를 일으켰던 의원들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김 위원장은 1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주 우리 당 일부 의원이 주최한 5·18 공청회 문제로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은 5·18 희생자·유가족과 광주 시민들께 당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 위원장은 “토론회 발제 내용은 일반적으로 역사 해석에서 있을 수 있는 견해의 차이 수준을 넘어 이미 입증된 사실에 대한 허위주장”이라며 “민주화운동으로서 5·18 성격을 폄훼하는 것”이라고 정의내렸다. 그러면서 “당 중앙윤리위가 신속하게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이미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진태 의원과 최고위원직에 도전한 김순례 의원이 전당 대회 기간에 ‘당원권 정지’ 이상의 판결을 받게 되면 후보 자격이 박탈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강경 발언은 전날과는 한층 달라진 태도다. 지난 8일 김진태 의원이 국회에서 주최한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에서 김 의원을 비롯해 참석자인 김순례·이종명 의원이 5·18 유공자를 폄하하는 발언을 하고 이에 대한 타 정당의 비판이 쏟아지자, 김 위원장은 11일 “우리 당 내부 문제” “보수정당의 다양한 스펙트럼”이라고 언급하는 등 유보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하지만 여론의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퍼진 상황에서 사건이 발생한 지 나흘이 지나서야 뒷북 진화작업에 나섰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 위원장이 극우적 발언을 했던 당내 구성원들에 대한 징계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가 여론이 악화되자 뒤늦게 강경대응하며 뒷수습하는 모양새가 되면서 ‘메시지 관리’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은 다른 야당과 공조해 한국당에 대한 포위 공세를 강화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왜곡, 날조, 비방행위를 처벌하기 위한 특별법 개정안을 여야 4당이 공동으로 다시 발의하겠다”며 “한국당이 납득할 만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범국민적 망언 의원 퇴출 운동에 나서겠다”고 압박했다.

한편 구설의 중심에 선 이종명 의원은 “(5·18 당시) 북한군 개입·침투조작(여부)에 대한 승복력 있는 검증과 5·18 유공자 명단 공개가 이뤄지면 징계·제명이 아니라 스스로 국회의원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혀 또 다른 논란을 야기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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