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가구업체 한샘 매출이 1년 만에 2조원 밑으로 내려왔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반토막이 났다. 2017년 말 일어난 '사내 성폭행 사건'의 여파가 소비자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진 데다 주택매매 실수요 감소가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샘은 지난해 매출액 1조8479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6.4% 줄었다. 영업이익은 크게 감소했다. 한샘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839억원으로 전년 대비 48.2% 줄었다.

한샘은 2017년 가구업계 '꿈의 매출'이라고 불리는 2조원(2조625억원) 돌파에 성공했다. 창업한지 47년 만에 처음이었다.

그러나 2017년 하반기에 불거진 '사내 성폭행 논란'으로 지난해 상반기까지 고초를 겪었다. 사건이 발생한 이후 소비자 여론이 악화되자 주요 판매처 중 하나였던 홈쇼핑에서 방송을 중단했다.

가구와 인테리어 관련 상품은 시공 단가가 높아 홈쇼핑 입장에서는 포기하기 쉽지 않은 품목이다. 홈쇼핑 관계자는 "방송에선 중단하더라도 온라인 몰을 통해 문의를 받았지만 소비자 반발이 거세 이마저도 뺐다"고 말했다.

또 주요 커뮤니티에서 한샘을 대상으로 한 소비자 불매운동이 일어나면서 G마켓, 옥션 등 온라인 커머스 프로모션도 대부분 중단됐다. 소비자들이 직접 이들 업체 게시판에 항의성 글을 남기면서다.

최양하 한샘 회장은 여론이 심상치않자 지난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해당 사건의 여파로 영업활동이 위축돼 실적이 부진했다"면서 "한샘을 알고 있는 소비자들과 직원들에게 실망을 안겼다"고 주주들에게 사과했다.

한 애널리스트(기업분석가)는 "지난해 상반기 온라인 매출이 업황과 무관하게 급감했다"며 "성폭행 사건이 브랜드 이미지를 실추시킨 데 따른 것으로 밖에 해석이 안된다"고 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 정책이 나오면서 수요가 크게 줄었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책으로 매매 감소가 이어져 부엌과 건자재 판매 부진이 나타난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한샘의 기업가치 하향 조정도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같은 상황에 한샘은 현대리바트에 가구업계 1위 자리까지 내줄 상황에 놓였다.

한샘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조43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줄어든 반면, 현대리바트는 6129억 원에서 1조216억원으로 4087억원(66.7%)이나 급증했다. 영업이익은 오히려 현대리바트가 40억원 앞섰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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