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은정 강북삼성병원 교수팀
고위험 바이러스 감염 땐 발생 위험 1.25배 높아
비만일수록 발병률 증가

권형민 보라매병원 교수팀
육류 소화될 때 만들어지는 단백질 축적되면 뇌 조직 손상

육류 등 단백질을 소화할 때 나오는 호모시스테인(tHcy), 자궁경부암 원인으로 알려진 인유두종바이러스(HPV)가 각각 뇌와 심장혈관 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이 운영하는 서울시보라매병원의 남기웅·권형민 신경과 교수와 박진호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혈중 호모시스테인 수치가 높으면 뇌경색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대병원 건강검진센터에서 뇌 자기공명영상(MRI)을 찍은 환자 1578명을 분석한 것이다. 미국신경과학회 공식학술지인 신경학 1월호에 실렸다.

뇌경색은 뇌혈관이 막혀 혈액이 공급되지 않는 질환이다. 혈액 공급이 끊기면 뇌세포로 산소와 영양분이 공급되지 않아 신체 마비, 감각 이상, 언어장애 등이 생긴다. 뇌경색 환자는 대부분 뇌 속 미세출혈 같은 작은 혈관(소혈관) 질환이 함께 생긴다. 증상이 한 번 생기면 완치가 어렵고 치료한 뒤에도 후유증이 나타나 예방이 중요하다.

호모시스테인은 음식물이 몸속에서 소화될 때 만들어지는 단백질 중 하나다. 많이 축적되면 심혈관 질환, 뇌 조직 손상 및 치매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수팀이 혈중 호모시스테인 농도 9.60μmol/L(L당 마이크로몰)를 기준으로 분석했더니 이보다 수치가 높으면 혈관 미세출혈 등이 많았다. 지금까지 호모시스테인 정상 농도로 알려졌던 5~15μmol/L 범위에서도 소혈관 질환이 많이 확인됐다. 호모시스테인이 뇌 소혈관 질환 발생에 영향을 줘 뇌경색과 치매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을 세계 처음 규명했다.

권 교수는 “육류 등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자주 먹으면 호모시스테인 체내 농도가 올라간다”며 “시금치 등 녹색 채소나 생선 등 비타민B가 풍부한 음식을 함께 섭취해 정상 수치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음식을 통해 비타민B를 섭취하지 않고 건강기능식품 형태의 비타민B 복합제를 복용할 때는 호모시스테인 수치를 낮추기 어렵다. 박 교수는 “아직까지 비타민B 복합제로는 뇌졸중을 예방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복용에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주은정 강북삼성병원 감염내과 교수(사진)팀은 HPV 바이러스가 나온 여성에게 심혈관 질환이 생길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 심장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심혈관 질환은 세계 사망 원인 1위 질환이다. 흡연,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환자의 20% 정도는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주 교수팀은 HPV 검사를 받은 30세 이상 건강한 여성 6만3411명을 고위험 HPV에 감염된 그룹과 감염되지 않은 그룹으로 나눠 5년 동안 심혈관 질환 발생 여부를 추적 관찰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HPV 종류는 100여 개다. 이 중 13가지 바이러스가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한다. 교수팀은 암 원인으로 알려진 13가지 바이러스를 고위험 HPV로 분류했다.

고위험 HPV에 감염되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1.25배 높았다. 비만 여성은 HPV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1.7배 높았다. 대사증후군이 있으면 2배 정도 위험이 증가했다. 국내 여성의 고위험 HPV 감염률은 10% 내외다. HPV에 감염되면 살이 찌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의미다. 주 교수는 “HPV는 자궁경부에서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면역력 이상이나 대사증후군이 있으면 HPV가 혈액으로 침투해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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