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제안 칼 빼든 국민연금…이번엔 '짠물 배당' 남양유업 정조준

배당 확대 압박 나서

남양유업 지분 5.7% 불과…주주제안 통과 가능성은 낮아
한진칼 보유목적 '경영참여'로 변경
마켓인사이트 2월 7일 오후 10시

국민연금이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자위)를 열어 남양유업(628,000 -0.16%)에 배당 확대를 요구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이 최근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25,900 +0.39%)을 상대로 경영 참여에 해당하는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남양유업이 두 번째 타깃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연금 수탁자위는 7일 회의를 열어 남양유업에 배당 확대 주주제안을 하기로 의결했다. 남양유업의 주주총회에서 배당 방침 및 공시를 심의·자문하는 일종의 ‘주주권익위원회’를 설치하라는 정관변경 주주제안을 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수탁자위는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가의 수탁자 책임 원칙)를 도입한 국민연금에 주주권 행사를 자문하는 위원회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에 이름이 오른 기업은 지난달 두 차례 회의에서 논의된 한진그룹(대한항공(36,000 +2.71%)·한진칼)에 이어 남양유업이 두 번째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5월 국민연금의 ‘저배당 블랙리스트’에 현대그린푸드와 함께 이름이 올랐다. 남양유업의 2017년 배당수익률은 0.14%로 극히 낮다는 평가가 많다. 국민연금은 3년째 남양유업의 주주총회에서 재무제표 의결, 이사와 감사위원 선임 등에 반대표를 던졌다.

남양유업에 대한 주주제안은 국민연금이 지난해 7월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 책임 원칙)를 도입한 뒤 로드맵에 따라 압박 수위를 높인 사례다. 국민연금은 2016년부터 남양유업을 기업과의 대화 대상 기업, 비공개 중점관리기업, 공개 중점관리기업으로 차례로 선정했으나 배당 방침에 변화가 없어 주주제안을 결정했다.

일반적으로 주주제안은 적극적 경영 참여에 해당한다. 그러나 국민연금은 이번 주주제안은 이사의 선임 및 해임, 이사회와 관련된 사항이 아니라 별도의 위원회를 설치하라는 요구여서 자본시장법의 ‘경영참여’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주제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최대 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53.85%인 반면 국민연금의 지분은 5.71%에 불과해서다. 정관 변경은 특별결의 사항으로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가 찬성해야 통과된다.

국민연금 수탁자위는 이날 이와 별도로 국민연금이 10% 지분을 보유하고 있거나, 보유 비중이 1% 이상인 기업의 모든 안건과 수탁자위에서 결정한 안건에 대해 주주총회 개최 전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방향을 다음달부터 공개하기로 의결했다. 의결권 행사에 관해 ‘사전 공개’ 하는 것으로 국민연금이 자금을 위탁하는 다른 운용사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위탁 운용사들의 ‘독립적 의결권 행사’를 강조한 국민연금이 결국 가이드라인을 만든 것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한편 국민연금은 이날 한진그룹 지주회사 한진칼 지분의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국민연금은 지난 1일 현재 한진칼 주식을 396만494주 보유해 지분율이 6.70%라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31일 지분율 7.34%(434만3217주)에 비해 0.64%포인트 줄어들었다. 한진칼 지분 10.71%를 보유한 행동주의 사모펀드 케이씨지아이(KCGI)는 한진칼과 한진에 전자투표제 도입을 제안했다. 전자투표제는 주주가 주총에 참석하지 않더라도 인터넷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다.

김대훈/하수정/김익환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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