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에 실물증권 대신 전자증권이 들어선다. 실물증권이 없어지면서 한국예탁결제원 사명에 있는 '예탁(부탁해 맡기다)'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맞지 않게 됐지만 예탁결제원은 사명 변경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8일 "예탁이라는 단어가 전자증권과는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그간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사명변경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검토된 적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예탁결제원 자체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에 근거해 설립된 곳이지 전자증권법에 의거해 설립된 곳이 아니기 때문에 사명을 변경하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예탁결제원 사명 변경에 대한 이슈는 2016년 제기됐다. 당시 박임출 한국예탁결제원 경영지원본부장은 "앞으로 시행될 전자증권제도에 앞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명을 변경하는 일"이라며 "예탁이라는 단어를 빼고 다른 명칭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예탁결제원은 제도 시행을 앞두고 분주하다. 최근에는 오상진 아나운서를 홍보 모델로 기용, 전자증권 이미지 대중화에 나서고 있다. 지방소재 발행회사들을 대상으로 전자증권제도 설명회도 진행 중이다. 전자증권제도 시행에 맞춰 수수료 체계도 손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병래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 경영목표는 전자증권제도의 성공적 시행을 통한 자본시장 혁신"이라며 "제도의 성공적 시행을 위해 우선적으로 전사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금융위원회와 법무부는 전자증권제도를 시행하기 위해 '주식·사채 등의 전자등록에 관한 법률 시행령안'을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전자증권제도는 오는 9월16일부터 주식과 사채 등 대부분의 증권을 대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양도성예금증서(CD), 은행법·금융지주회사법상 조건부 자본증권, 주식워런트증권(ELW), 국내증권예탁증권(KDR) 등 대부분의 증권이 전자증권제도 적용 대상이다. 이들 증권은 제도가 시행되면 실물 없이 전자등록 방식으로만 발행할 수 있다. 이를 위반해 발행하면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 정부는 다음달 8일까지 입법예고를 거쳐 의견을 수렴한 뒤 후속 입법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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