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보도로 조사 착수하자
징계 피하려 '꼼수 사직' 지적
여성의 신체를 불법 촬영한 전과가 있는데도 교직에 복귀해 논란이 됐던 교수가 한국뉴욕주립대 교수직을 사임했다.

한국뉴욕주립대는 스토니브룩 경영학과 학장으로 재직 중이던 조모 교수가 지난 2일 사직서를 제출하고 사임했다고 7일 밝혔다. 미국 뉴욕주립대 본교가 성범죄 전력이 있는 조 교수 임용 과정을 조사하겠다고 나선 지 이틀 만이다. 뉴욕주립대 측은 인사위원회를 열어 조 교수 징계 절차를 밟을 예정이었지만, 조 교수가 사직서를 냈기에 이를 수리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징계를 앞둔 교수가 이를 피하기 위해 ‘꼼수’로 사직서를 내고, 대학은 사표를 곧바로 수리해 사안을 마무리짓는 구습이 되풀이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크리스티나 존슨 뉴욕주립대 총장은 지난달 30일 한 학부모가 한국경제신문 1월29일자 ‘몰카 전력 교수를 학장에 앉힌 뉴욕주립대 송도캠퍼스’ 기사를 첨부한 항의메일을 보내자 이튿날인 31일 답신을 통해 본교 차원에서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존슨 총장은 답신에서 “우리는 성범죄를 아주 심각하게 취급한다”며 “이 문제에 대해 (한국뉴욕주립대 측에) 직접 전화를 걸었고, 본교 차원에서 조사에 들어갈 방침”이라고 했다.

조 교수는 2013년 대학 연구실, 극장, 식당 화장실, 모텔 등에서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하다가 경찰에 적발된 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카메라 등 이용 촬영)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사건이 알려지자 재직 중이던 대학에 사표를 내고 사임한 그는 2016년 한국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 경영학과 학장으로 취임하면서 교단에 복귀했다. 현행 고등교육법상 한국에서 성범죄자는 교수로 임용될 수 없지만 한국에 들어온 해외 대학 캠퍼스는 이런 규제를 받지 않아 법 사각지대에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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