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아파트와 삼성전자 주식, 둘 중 어디에 투자하는 것이 유망할까요. 국내 투자자들이라면 아마 대부분 강남아파트를 선택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까딱하면 휴지 조각이 되어버리는 주식보다는, 아무리 가격이 하락해도 권리만 제대로 이전받았다면 적어도 건물이나 땅은 남는 부동산이 더 든든한 편이죠.

과거 수익률은 의외로(?) 삼성전자의 압승입니다. 지난 10년 간 강남아파트 값이 3배 가량 오른 것에 비해 삼성전자의 주가는 5배 넘게 올랐습니다. 기간을 늘리면 격차는 더 커집니다. 하지만 삼성전자 주식으로 돈을 번 개인투자자는 많지 않을 겁니다. 변동성과 환금성이 큰 주식의 특성상 부동산에 비해 장기보유하는 투자자가 적기 때문입니다.

펀드매니저들의 생각은 어떨까요. 아스트라자산운용의 제이 신 글로벌헤지운용본부장은 “투자기간이 1~2년이라면 고민하겠지만 3년 이상 장기투자한다면 삼성전자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매니저들이 장기투자를 자신하는 이유는 반도체 산업의 전망이 밝기 때문입니다.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 등 가시화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거의 모든 분야에 반도체가 필수 요소입니다. 예를들어 사물인터넷이 현실화되면 냉장고, 선풍기, 창문 등 거의 모든 가전제품에도 반도체가 들어갑니다. 수요 공급에 따라 반도체 값이 출렁일수 있어도 장기적으로 지금보다 수요가 몇배로 늘어날 것은 자명합니다.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외치고 있는 것이 최대 위험요소입니다만 세계 D램 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시장 지배력이 한순간에 무너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제이 신 본부장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미국이 중국 반도체 손보기에 나서면서 한국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작년부터 삼성전자가 주주환원을 강화하면서 장기보유가치는 더 커졌습니다. 현재 삼성전자의 배당수익률(주당 배당금/현재 주가)은 3% 이상입니다. 연 1% 중반 이자를 주는 은행 예금에 넣어 놓는 것보다 예상 수익률이 더 높아졌죠.

프라이빗뱅커(PB)들에 따르면 실제 삼성전자에 목돈을 장기투자하는 자산가들이 늘고 있다는 후문입니다. 작년에는 개인투자자 한명이 미래에셋대우 창구를 통해 삼성전자 주식 8만 주(당시 약 2000억원어치)를 하루에 사들여 화제가 되기도 했죠. 과연 “부동산으로 돈 번 사람은 봤어도 주식으로 부자된 사람은 못봤다”는 어른들 말씀이 옛말이 될 수 있을까요. 해외처럼 주식이 부동산보다 투자자산으로 더 인기를 얻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일입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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