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 실천하는 기업들

삼성전자는 다양한 사내 동아리를 지원하고 있다. 커피 동호회 ‘커피 아일랜드’ 회원들이 커피 전문가를 초빙해 커피에 대해 배우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많은 급여에 걸맞게 업무 강도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직장을 선택할 때 ‘워라밸’(삶과 일의 조화)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는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 출생)의 트렌드에 맞춰 몇 년 전부터 근무 분위기를 빠르게 바꿔나가고 있다.

2018년 7월부터 연구개발(R&D) 및 사무직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택적 근로제’와 ‘재량 근로제’가 대표적인 예다. 임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일하는 시간을 정할 수 있게 되면 ‘일할 때 일하고, 쉴 때 쉬는’ 문화가 정착되면서 회사의 경쟁력도 향상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주 40시간이 아니라 월평균 주 40시간 내에서 출퇴근 시간과 근로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워크 스마트’도 임직원의 워라밸을 위해 도입한 캠페인이다. 삼성전자는 이 캠페인의 일환으로 자율출근제를 2009년부터 도입했다. 자율출근제는 오전 6시부터 오후 1시 사이에 임직원이 원하는 시간에 출근해 하루 8시간을 근무하는 제도다. 임직원들이 육아 등 개인적인 일과 업무를 병행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마련했다.

월급이 나오는 매달 21일을 ‘패밀리 데이’로 정해 야근·회식 없이 정시 퇴근을 독려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는 전국 사업장 중심으로 14개 어린이집을 운영해 임직원 자녀 보육도 지원해주고 있다. 12세 이하 아이를 둔 임직원은 육아 휴직도 자유롭게 쓸 수 있다. 2015년부터는 육아휴직 사용기간을 자녀 한 명당 1년에서 2년으로 확대해 육아와 업무 밸런스를 맞출 수 있도록 돕고 있다. 2018년 3월부터는 난임 휴가(유급 3일)를 신설했고, 배우자 출산 휴가도 유급 5일에서 10일로 확대했다.

직장문화도 바꿔나가고 있다. 2016년 3월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사고방식과 관행을 떨쳐내고 글로벌 기업에 걸맞은 문화를 만들자는 취지로 ‘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을 선언했다. 스타트업처럼 빠르게 실행하고 소통의 문화를 만들어나가자는 취지다. 우선 기존 연공주의 중심 인사제도를 업무와 전문성을 중시하는 ‘직무·역할’ 중심으로 개편해 직급단계를 7단계에서 4단계로 단순화했다. 회의는 △참석자 최소화 △1시간 이내 종료 △전원 발언 △결론 도출 △결론 준수 등 기본원칙을 가능한 한 지켜나가고 있다.

보고도 직급단계를 순차적으로 거치는 대신 ‘동시 보고’를 활성화하고, 간결하게 핵심 내용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상급자의 눈치를 보며 퇴근하지 않는 ‘눈치성’ 잔업이나 ‘습관성’ 잔업은 근절해 나가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놀 때 놀고, 일할 때 일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임직원들의 업무 효율이 오르고, 회사의 성과도 좋아진다”며 “임직원들이 신나게 일할 수 있는 직장이 될 수 있도록 잘못된 관행을 고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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