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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정보기술(IT) 및 증시 전문가들로부터 '차이나 쇼크'의 최대 피해 기업으로 지목, 주가 약세가 예상되던 애플의 주가가 오히려 급등했다. 더욱이 실적 발표 이후 장외시장에서 5% 이상 급등하더니 간밤 정규시장에서도 7%가까이 뛰었다.

30일(현지시간) 애플은 전날 대비 6.83%(10.57달러) 오른 165.25달러를 기록하며 거래를 마쳤다. 전날 종가는 주당 154달러였다.

애플의 지난 4분기 실적(2019회계연도 1분기)은 이달 초 조정된 하향 가이던스에 부합했지만, 아이폰의 매출 감소가 '나쁜 성적표'로 부각됐다.

애플의 매출액은 843억달러, 그로스마진은 38.0%,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33억달러와 200억달러를 기록했다. 아이폰 매출액은 52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 줄었다. 시장 예상 수준(544억달러)보다 부진한 데다 중국 매출의 경우 132억달러에 그쳐 전년보다 27%나 급갑했다.

애플의 올 1분기 가이던스 역시 보수적이라서 시장의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렇다면 애플의 주가가 왜 반등한 것일까. 시장의 눈높이가 낮아졌고, 투자자들의 시선이 '단기 실적'이 아니라 미국 중앙은행(Fed) 및 미중 무역협상 등 장기적 변화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반도체·디스플레이 담당 애널리스트(기업분석가)는 "컨퍼런스콜에서 팀쿡은 서비스 부문에 강한 방점을 찍었고, 인스톨된 애플 디바이스를 기반으로 서비스 부문(GP마진이 60%대)을 이익 성장의 축으로 삼겠다고 밝혔다"며 "클라우드 매출이 40% 늘었다는 점도 강조했지만, 전반적으로 특별한 내용은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1분기 가이던스도 보수적"이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외 시장에서 5% 이상 뛰더니 장중에도 6.8% 올랐다"고 강조했다.

애플보다 한시간 먼저 실적을 내놓은 AMD의 경우 매출액이 회사 측 가이던스 및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고, 다음 분기 매출 전망 역시 컨센서스(기대치)보다 15% 낮게 제시됐다. 주가는 하지만 시간외에서 7~10% 상승하다 정규 거래에서 20% 급등했다. 현지시간으로 전날 장중(29일)에 연간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발표한 제록스의 주가도 11% 올랐다.

이 애널리스트는 이에 대해 "Fed의 비둘기적인 스탠스 전환으로 시장의 색깔이 확실히 바뀌고 있는 것"이라며 "단기적인 실적 둔화 부담보다 금리 인상 중단과 자산축소 일정 조정 가능성 등 Fed의 완화적인 모습과 미중 무역협상이란 큰 물꼬의 변화에 시장의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분위기"라고 판단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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