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비정규직이 대부분 별다른 절차 없이 정규직으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정규직 전환 시 ‘경쟁 채용’으로 이뤄진 경우는 전체 전환자 17만4868명 중 15.7%에 불과했다. 노동계가 “경쟁 채용을 철회하고 모두 ‘전환 채용’하라”고 압박하고 있어서다.

기존 비정규직이 서류 심사와 간단한 면접만 치르고 정규직으로 채용되는 방식인 ‘전환 채용’은 지난해 불거진 서울교통공사 채용 비리 논란에서 보듯 청탁 등 부정이 개입될 소지가 크다. 더구나 전환 채용은 문재인 대통령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약속한 그 시점에 운 좋게 남아 있던 비정규직이 이득을 보는 ‘복불복’이란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일자리를 구하러 이곳저곳 문을 두드리다 지쳐 버린 청년들이 “이게 공정이냐”고 분노할 만하다.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부담은 결국 국민에게 돌아온다. 그렇기에 최소한의 투명한 절차라도 거쳐야지, 지금처럼 기득권 노조가 좌지우지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기본적으로 전환 채용을 원칙으로 하고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는 경쟁 채용 방식을 선택하도록 지시했다”는 고용부의 가이드라인부터 잘못된 것이었다.

정부가 기득권 노조 눈치를 살피니,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공공운수노조가 ‘문재인 정부 1호 정규직 전환 사업장’인 인천공항공사가 2017년 5월 정부의 정규직 전환 발표 이후 입사한 비정규직 2000여 명에 대해서만 경쟁 채용하기로 한 방침조차 철회하라고 천막농성까지 벌이는 지경이 됐다. 문 대통령은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했지만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기회가 평등하지도, 과정이 공정하지도, 결과가 정의롭지도 않다. 국민이 납득할 설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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