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도전!

'농사 게임' 만들어 대박 난 박동우 네오게임즈 대표

게임으로 농업을 알리는 박동우 대표가 레알팜 화면을 들어보이고 있다. /아그로플러스 제공

눈을 뜨자마자 어제 심은 작물을 수확하려고 게임을 켠다. 게임 속 오늘 날짜는 2월이다. 표고버섯을 심고 싶지만 추운 날씨 탓에 그럴 수 없다. 결국 겨울 시금치를 심으려고 밭을 마구 클릭하는데 비가 내린다. 그러자 ‘물 부족’ 아이콘이 켜져 있던 바로 옆 작물 상태가 정상으로 돌아온다. 다 수확한 시금치는 시시각각 시세가 바뀐다. 좀 비싸게 팔고 싶으면 타이밍을 잘 맞춰야 한다. 신경 쓰고 살펴봐야 할 것이 많은 농업 모바일게임 ‘레알팜’ 얘기다.

2012년에 선보인 뒤 8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장수 게임이다. 하루 이용자 수는 6만여 명, 연매출은 100억원에 달한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인기 앱(응용프로그램) 50위권에 꾸준히 올라있다. 공식 카페의 회원 수도 22만 명을 넘는다. 일정 레벨에 도달하면 게임 속 농산물이 진짜로 집으로 배송된다. 모바일에서 열심히 키운 상추를 집에서 먹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기발한 농사게임을 구상하고 개발한 사람은 다름 아닌 박동우 네오게임즈 대표다.

박 대표는 농대 출신이다. 서울대 원예학과를 나왔다. 신혼 초 귀촌도 했다. 그러나 그의 귀촌은 실패였다. 먹고살기가 그리 녹록지 않았다. 이런 경험이 레알팜에 그대로 녹아 있다.

▶레알팜의 첫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었습니까.

“농대를 나왔지만 정보기술(IT) 회사에서 일했고 게임을 개발한 적도 있습니다. 그러다 10년 전쯤 문득 농사를 알리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요즘 청년들 마음은 어떤지 모르지만 1980년대 말 농대를 졸업할 때만 해도 농업이 평가절하돼 있었습니다. 농업은 힘들다는 인식이 대부분이었죠. 부정적인 편견을 바꾸고 싶었습니다.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지루한 것도 게임으로 하면 흥미진진해지거든요. 처음엔 개발자 모집도 쉽지 않았어요. 자극적인 내용이 수두룩한 게임시장에서 농사를 다루는 게임은 재미없을 것이란 전망도 받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모든 사람에게 경작하고 싶은 본능이 있다고 믿습니다. 그 믿음을 가지고 밀어붙였죠.”

▶날씨에 따라 파종 씨앗이 달라지는 등 농사의 특징을 잘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인데요.

“다른 농장게임이 농장 경영 시뮬레이션이라면 레알팜은 말 그대로 농사게임이라고 보면 됩니다. 농장 경영 게임은 농작물을 판 돈으로 계속 집을 키워가잖아요. 레알팜은 한 작물을 키우려면 어떤 날씨에서 얼마나 많은 양분이 필요하고 언제 심고 수확해야 하는지가 중요한 게임입니다. 세부 정보는 전공지식을 십분 활용했습니다. 게임에 관심이 많은 농대 교수인 친구나 실제로 농사짓는 지인들에게 여러 가지 물어봤죠.”

▶귀촌 경험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농대를 나와서 그런지 농촌에 가서 생활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꾸준히 했습니다. 그러다 전남 고흥에 신혼살림을 차렸어요. 지역신문 기자를 하면서 다알리아나 칸나 같은 알뿌리 식물 재배에 도전하고 싶었습니다. 밥벌이가 힘들더라고요. 초보 농부가 농사지어 돈을 버는 게 쉽지 않았던 거죠. 인맥이나 돈도 하나 없이 가서 더 어려웠나 봅니다. 1년밖에 못 버텼죠. 그래도 게임을 개발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됐어요. 레알팜을 시작하면 이장이 대뜸 ‘너 왜 왔냐’고 말하면서 퉁퉁거립니다. 실제 반응이 그래요. 많은 농촌 사람이 귀촌 청년을 보면 의아해하죠. 저한테도 ‘서울대 농대 나온 애가 여기서 왜 이러고 있냐’고 하신 분이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니 이분들이 알게 모르게 도움을 주시더라고요. 레알팜도 귀촌 청년의 입장에서 플레이하는 게임이잖아요. 한국 농촌 특유의 분위기를 담는 데 제 경험을 활용했습니다.”

▶게임 유저들에게 농산물을 어떻게 보내나요.

“일정 레벨에 오른 유저들에겐 게임에서 키운 농산물을 직접 배달해주는데요. 농산물 구입 경로는 농가, 중간 유통 상인, 농협 등 세 가지입니다. 되도록이면 개별 농가로부터 친환경 채소를 직구매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FARM 정영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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