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고성능·멀티미디어로 상품성 강화
-소형 SUV? CUV! 모호한 정체성은 글쎄

기아자동차가 2008년 디자인 경영의 신호탄으로 쏘아올린 쏘울이 '쏘울 부스터(Soul Booster)'란 이름표를 붙이고 3세대를 맞이했다. 신형은 새로운 디자인과 터보차저를 앞세운 고성능, 강화한 연결성이 핵심이다. 모두 '첨단 기술(High Tech)'이라는 한 포인트를 향한다. 이를 바탕으로 기존 소형 SUV 시장에 파동을 일으킬 것이라는 게 기아차의 전략이다. 과연 박스형 크로스오버카인 쏘울이 완전변경과 함께 소형 SUV 흐름에 편승할 수 있을까? 새롭게 달라진 쏘울을 만나봤다.



▲디자인&상품성
외관은 2박스 스타일과 쏘울의 정체성을 계승했지만 귀여운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던진 파격적인 변화를 거쳤다. 전면부는 LED 헤드램프와 장식용 그릴이 'ㅡ'자 형태로 뻗어 카리스마를 갖추게 됐다. 한편으로는 랜드로버를 연상케 한다. 헤드램프는 용도에 따라 위 아래로 나눈 컴포지트 방식을 채택했다. 기아차 특유의 호랑이코 형태의 그릴은 아래쪽으로 내렸다. 이전 세대에서 '터스크 범퍼'라 불리던 돌출된 범퍼의 일부가 변형된 모습이다. 그릴 패턴을 입체적으로 구성하고 운전석 쪽엔 차명(SOUL)을 부착했다. 차명은 그릴 외에 C필러, 트렁크 패널 등 차체 사방에서 볼 수 있다. 범퍼 양쪽 끝엔 날을 세우고 범퍼 아래에 빨간색 몰딩을 덧대 역동적인 인상이 만들어졌다.

측면은 전형적인 2박스 스타일과 검정색 A필러를 유지한 반면 여러 요소는 많이 달라졌다. 특히 측창 프레임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쿼터글라스를 깎아 모서리가 늘었고 커버를 덧대 자연스럽게 지붕이 나눠지는 플로팅 루프를 이루게 됐다. 캐릭터 라인도 달라졌다. 1·2세대의 캐릭터라인은 측면을 흐르다 C필러를 타고 상승했지만 신형은 차체를 완만하게 가르다 테일램프 직전에 이르러서 흔적을 감춘다. 앞 펜더를 파고드는 듯한 음각의 선과 입체적인 휠하우스, 도어 하단의 선 처리는 역동성을 보여준다.

후면부는 테일램프로 해치도어를 감쌌다. 그러나 실제 점등되는 부위는 일부다. 미등을 켜면 부메랑 모양의 LED가 켜진다. 보조제동등을 포함한 상단 부분은 미세하게나마 스포일러의 역할도 맡는다. 뒷 유리 면적은 일반적이지만 테일램프가 끝나는 부분까지 고광택 패널을 덧대 더 넓어 보이게 했다. 범퍼는 내부에 또 다른 범퍼가 들어가 있는 듯한 면 처리가 이뤄졌다. 듀얼 머플러를 중앙으로 뽑아내고 그 주변을 디퓨저 형태로 처리해 제법 역동성인 이미지가 연출됐다.









쏘울의 실내는 1세대부터 '소리의 감성적 시각화'를 기반으로 한다. 신형은 사운드 무드램프로 진화했다. 라이팅 스피커에서 시작된 이 품목은 도어 트림에 자리하며 인포테인먼트 설정을 통해 실내 분위기를 달리 할 수 있다. 일종의 앰비언트 라이트인 셈이다. 이밖에 기아차는 신형 쏘울에 멀티미디어 기능을 강화했다. 최신 IT 기기에 친숙한 젊은 소비자를 겨냥하기 위해서다. 블루투스는 기기 두 대를 동시에 연결할 수 있으며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도 연동 가능하다.

시야는 높고 넓어 운전이 편하다. SUV 만큼은 높지 않아 타고 내리기도 쉽다. 다기능 스티어링 휠은 아래가 평평한 D컷 형태다. 크기와 형태가 잡기 편하게 설계됐다. 계기판 위로는 컴바이너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마련해 운전자 시선을 전방에 집중시킨다. 타원형의 센터페시아는 운전자를 향해 살짝 틀어져 있다. 그 중앙에 자리한 10.25인치 터치스크린의 존재감은 상당하다. 화면을 3분할로 나눠서 보는 기본 화면의 내비게이션도 좁아 보이지 않다.

모든 좌석은 공간활용도가 높은 박스카답게 헤드룸, 레그룸이 넉넉하다. 뒷좌석은 열선을 고를 수 있지만 등받이 각도 조절 기능이나 에어컨을 위한 송풍구가 마련돼 있진 않다. 트렁크는 예나 지금이나 좁은 건 여전하다. 수치상 용적은 364ℓ로, 6:4 비율의 뒷좌석을 접으면 늘릴 수 있다.











▲성능
쏘울 부스터는 1.6ℓ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 204마력, 최대 27.0㎏·m의 토크를 발휘한다. 이미 현대차 아반떼 스포츠, i30 N라인, 기아차 K3 GT 등을 통해 선보인 것으로 공차중량 1,375㎏의 차체를 경쾌하게 움직인다. 운전 재미를 위한 패들 시프터도 준비했다. 새 쏘울에 '부스터'란 별칭이 어색하지 않은 이유다. 7단 듀얼클러치는 노멀, 에코, 스포츠의 주행모드에 적극 대응하며 기분 좋게 속도를 올린다. 인증 받은 효율은 12.2㎞/ℓ(18인치 타이어 기준, 도심 11.2㎞/ℓ, 13.7㎞/ℓ)로, 비교적 주행 조건이 가혹했던 시승 중엔 ℓ당 10.4㎞가 표시됐다.


핸들링 실력은 크로스오버임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이다. 탄탄한 하체 설정과 SUV보다 낮은 무게중심 덕분이다. 승차감은 워낙 단단해 노면의 상태를 명확히 읽어나갈 수 있을 정도다. 그만큼 코너에선 안정적으로 자신있게 달려나갈 수 있다. 뒷바퀴의 서스펜션은 토션 빔을 채택했다. 1세대부터 이어지고 있는, 마치 보이지 않는 유전자 같다.

소음, 진동 차단 능력은 곳곳에 흡차음재를 두른 덕분에 훌륭하다. 고속에서는 곧게 솟은 상체로 풍절음이 커지지만 전반적으로 잘 억제한 느낌이다. 운전자지원시스템은 현대기아차가 이미 많은 제품을 통해 선보인 만큼 무난하게 작동한다.


▲총평
'하이테크'란 단어에 걸맞은 세대 교체가 성공적으로 와 닿았다. 미래지향적인 얼굴, 여유 있는 힘, 운전을 즐겁게 할 여러 품목은 박스카의 원조를 물리친 장본인의 후예답다. 하지만 시장에서 소형 SUV로 통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선 의문 부호가 붙는다. SUV를 꿈꾸고 있지만 많은 부분이 어긋나 보인다는 의미다. SUV 특유의 아웃도어 이미지, 좁은 적재 공간 등이 발목을 잡는다. 차라리 SUV에 가까운 외모를 지닌 'X-라인' 트림이 추가되면 좋을 듯 하다. 가격은 1,914만~2,346만원.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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