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공시價 급등 부작용 줄일 대책 준비하고 있다"

집값 오른 만큼 공시가 반영돼야

올해는 반도체·바이오·섬유서 제조업 혁신대책 준비 중
도시재생, 투기 우려 땐 사업 중단

문재인 혁신 행보, 정책기조 변화 아냐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오른쪽)이 2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후속 조치 및 경제활력 행보와 관련해 얘기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사진)은 20일 “(현재) 집값이 서민에게는 여전히 소득 대비 너무 높다”며 “조금이라도 불안한 현상이 있다면 정부는 지체 없이 추가 (부동산)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이날 청와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지금의 (주택가격) 안정은 이 자체가 최종적으로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9월 대책 발표 이후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아직도 서민이 구매하기는 높은 수준이라는 게 청와대의 인식이다. 김 실장은 “부동산시장은 여러 측면이 반영되는 시장”이라며 “주거복지 정책을 포함해 집값 안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근 단독주택 공시가격 급등에 따른 건강보험료 인상 등의 부작용에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별도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공시가격 급등에 따른 ‘세금폭탄’ 우려가 있지만 집값이 오른 만큼 최소한 반영돼야 한다는 데 국민 공감대가 있다고 본다”면서도 공시가격의 형평성 논란은 인정했다. 그는 “초고가 주택은 아파트보다 현실화율이 현격히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며 “공동주택이 세금을 더 내는 형평성 문제는 보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은 “서민이 사기 어려운 가격”이라는 표현으로 현재 주택시장을 바라보는 태도를 드러냈다. 20일 청와대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아직도 집값이 너무 높다”며 시장 불안 시 즉각 추가 대책 카드를 꺼내 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청와대 정책 수장이 집값 안정 정책의 지속적인 추진을 재차 밝히면서 당분간 정책 변화는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시장 불안 시 언제든 추가 대책

문재인 정부 초대 사회수석으로 ‘집값 폭등’의 비난을 한몸에 받았던 김 실장은 추가 부동산 대책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조금이라도 불안한 현상이 나타난다면 지체하지 않고 추가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부동산시장을 ‘안정기’가 아니라 ‘잠복기’로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다. “적어도 지금의 안정은 최종적으로 기대하는 목표가 아니다”는 언급 역시 최근 집값 하락 정도에 만족하기 어렵다는 청와대의 시각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 이후 지난해 11월 둘째주부터 10주 연속 하락했다.

다만 단독주택 공시가격 급등에 따른 보완책은 마련하겠다는 게 청와대의 입장이다. 올해 단독(다가구)주택 공시가격을 급격히 올리면서 상당수 중산층이 세금에 건강보험료 인상분까지 더해져 자칫 ‘세금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을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은퇴 후 정기적인 소득 없이 집 한 채만 보유한 1주택자의 건보료가 20% 이상 오르는 사례가 속출할 것으로 우려된다. 게다가 공시가격이 오르면 정부의 각종 복지 수혜 대상에서 탈락할 가능성도 커진다. 공시가격이 30% 오르면 9만5161명이 기초연금(65세 이상 중 소득 하위 70% 대상 월 25만원) 수급 대상에서 탈락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반도체, 바이오 혁신전략도 준비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의 연초 대기업 및 중소·벤처기업인과의 간담회를 계기로 산업 영역별 제조혁신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김 실장은 “지난해부터 자동차 및 부품, 조선 등에 여러 대책을 내놓고 있다”며 “올해는 반도체, 바이오, 섬유 쪽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만간 영역별로 혁신전략을 마련해 집행해 나갈 계획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특히 바이오산업에 대해서는 중요하다는 말만 했을 뿐 청와대가 관심을 밝히거나 지원책을 고민한 적이 별로 없었다는 반성도 털어놨다. 바이오산업 현장 방문 등을 통해 구체적인 전략을 마련하겠다는 의중도 밝혔다.

최저임금과 관련해서는 결정구조 개편을 통해 예측 가능성을 높이겠다고 했다. 김 실장은 “정부가 최근 2개월간 가장 중점을 뒀던 일 중 하나가 최저임금의 연착륙”이라며 “결정구조를 개편하면 조금 더 예측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실장은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도시재생사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도시재생사업은 투기 급등 우려를 선정 기준에 반영했다”며 “진행 도중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중단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놨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국적으로 그런 문제가 발생한 곳은 없다”고 했다.

포용국가 실현 ‘로드맵’ 곧 발표

김 실장은 문 대통령의 혁신성장 행보가 정책 기조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에 대해서는 “그런 것이 아니다. 전혀 변함이 없다”고 못 박았다. 오히려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공정경제라는 세 축에 대해 왜곡이 발생한 측면이 있다”며 “이 세 개 중 어느 하나도 균형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특히 경제 활력을 강조할 때이기 때문에 경제 행보가 유독 도드라지게 보이는 것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오히려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공정경제란 이 틀은 대통령 마음속에서, 머릿속에서 한 번도 지워진 꼭지가 없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정경제를 위한 정부 계획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챙길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포용국가 기본계획과 관련, 김 실장은 “임기 내 전략과 장기 비전 두 가지로 준비하고 있다”며 “임기 내 포용국가 실현을 위한 수단과 목표는 머지않은 시점에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 ‘비전 2030’처럼 재정전략을 포함해 우리 사회의 포용성을 강화하는 장기적 비전도 연말께 내놓을 예정이다. 포용국가 실현을 위한 증세와 관련, “재정계획 특별위원회에서 장기 조세 구상을 갖고 있다”면서도 “보편 증세 등에 대해선 아직 집중적으로 고민해 본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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