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저감조치 무용지물

일부 지자체, 대책 안내도 안해
시민들 "목 따갑고 가래 심하다
정부 조치에도 상황은 더 악화"
14일 전국을 덮친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에 자치단체들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그러나 중국발 미세먼지라는 근원적 요인을 도외시한 채 ‘공회전 단속’ 등 보여주기식 미봉책에만 급급해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자치단체는 초미세먼지 관련 안내도 하지 않아 빈축을 샀다.

비상저감조치 공동발령 광역단체인 수도권(서울 인천 경기)은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했다. 서울시는 지난 13일부터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하고 비산먼지 발생지인 공사장 150여 곳의 조업을 단축하도록 했다. 수도권에서 이틀 연속으로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것은 지난해 1월, 3월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시간당 서울 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당 191㎍에 달했다. 미세먼지 ‘매우나쁨’(시간당 151㎍/㎥ 이상) 수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초미세먼지 농도는 ‘매우나쁨’(시간당 76㎍/㎥ 이상) 수치의 두 배에 달하는 148㎍/㎥였다. 이날 오후 3시까지 서울 초미세먼지 누적 평균 농도는 118㎍/㎥로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이 농도를 측정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가장 높았다.

이날 수도권에선 2005년 12월31일 이전 등록된 2.5t 이상 노후 경유차 운행이 전면 금지됐다. 서울시는 서소문동, 성북동 등에 설치된 단속카메라로 해당 차량 운행을 단속했다. 또 광화문사거리, 세종문화회관 등 세종대로 근처에서 공회전 차량도 단속했다. 미세먼지 농도가 더 심해졌지만 서울시는 지난해 1월 단행한 ‘대중교통 전면 무료’ 등의 조치는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철 3호선 안국역 근처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장모씨(56)는 “목이 따갑고 가래도 심하다”며 “(정부 등의) 대책에도 상황이 나아지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부터 이어진 수도권 비상저감조치에도 불구하고 경기도 대기 질은 계속 악화됐다. 오후 3시께 수원 안산 화성 평택 등 남부·중부권 16개 시·군에서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경보로 격상됐다. 초미세먼지 경보는 권역별 평균 농도 150㎍/㎥가 2시간 이상 지속될 때 내려진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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