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미·북 정상회담이 임박했다는 신호가 무성한 가운데 북한 비핵화와 관련, 우려스런 징조들이 나오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미·북 협상과 관련해 “궁극적 목표는 미국민의 안전”이라고 한 게 대표적이다. “미국민에 대한 위험을 어떻게 하면 줄여나갈 수 있을지에 관해 진전을 이루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는데, 한국의 안보와 직결된 문제로 우리로서는 긴장감을 갖고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폼페이오의 발언이 걱정스런 것은 북핵 협상 무게중심이 완전한 비핵화에서 미 본토를 위협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제거로 옮겨가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완전한 비핵화에 도달해야 한다”고 덧붙였지만, 방점은 미국의 안전에 찍혔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ICBM 제거에 협상의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관측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북한 비핵화는 달성하기 쉽지 않아 겉으론 비핵화를 내세우면서도 실질적으로는 ICBM 제거와 핵 동결에 우선 합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전쟁을 하더라도 저쪽에서 하고, 수천 명이 죽더라도 저쪽에서 죽는다”고 말해 이런 관측에 무게를 실었다. 이런 전망이 현실화한다면 우리 국민은 북한 핵탄두를 머리에 이고 살아가야 한다. 악몽이 아닐 수 없다.

그런 마당에 북한은 핵 포기는커녕 1차 미·북 정상회담을 핵 군축 회담으로 포장해 주민들에게 선전해왔다. ‘핵보유국’ 지위에서 미국과 군축협상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더 걱정스런 것은 최근 한반도 주변 상황이다. 주일미군사령부는 자체 제작한 동영상에서 북한을 중국·러시아와 함께 핵보유 선언 국가로 분류했다.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그에 따른 전략 개편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 내부에선 북한 비핵화에 진전이 없는데도 개성공단 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이러다간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우리 국민의 안위(安慰)를 보장할 수 없는 쪽으로 결론나지 말란 법이 없다. 북한 비핵화는 우리 생존이 걸린 문제다. 어떤 경우에도 대한민국 안보가 희생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우리 정부부터 ‘북한 핵 폐기가 우선’이라는 본질을 흐려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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