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의회가 오는 15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합의문에 대한 승인 투표를 앞두고 있다. 한국 경제에 미칠 파장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우리 정부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한·영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대응 방안 마련을 위해 오는 23일 영국 정부와 협의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14일 기자들과 만나 “영국 의회에서 투표가 종류된 이후에 정부합동 협상단을 파견해 오는 23일 선제적으로 영국과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표는 한국시간으로 16일 오전 4시에 실시된다.

이번 투표가 부결되면 오는 3월 29일 영국이 EU와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No Deal) 브렉시트’가 현실화할 수 있다. 이럴 경우 한-EU 협정에 근거해 한국산 수출·수입품에 적용되던 관세 혜택이 사라지면서 우리 경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영국은 유럽에서 독일 다음가는 교역 대상국”이라며 “노딜 브렉시트 발생시 각종 행정비용이나 물류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영국향 승용차 수출액은 지난해 약 15억달러였다. 아무런 대책없이 노딜 브렉시트가 되면 10% 관세를 내야한다는 얘기다. 외교부 당국자는 “수입도 마찬가지”라며 “작년에 무관세로 스카치위스키를 1억5000만달러 어치를 수입했는데 노딜 브렉시트일 경우 관세 20%를 내야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영국에 있는 우리기업들이 영국만 보는게 아니라 유럽 전체를 보고 진출한 경우가 많은데 전략에 차질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영국 의회의 표결 결과와 상관없이 오는 23일 영국 외무성과 국장급 협의를 갖기로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영 FTA를 비롯한 경제·영사·조약 분야 전반적 협력 사항을 논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높다면 비상 상황이 된다”면서 “런던의 한국 대사관을 중심으로 현지 대응반을 빨리 설치하고, 코트라를 비롯해 여러 공공기관과 연합해 진출 기업과 교민이 겪을 애로사항을 접수, 해결하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과 협상에 앞서 정부는 표결 결과가 나오는 대로 오는 16일 외교부와 산업부, 기재부, 관세청 등이 포함된 관계부처 대책회의를 통해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당국자는 “정부 차원에서 정비해야 하는 조약이 여러 개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한·영 FTA를 빨리 발효하는 것”이라며 “협상 준비가 되어 있고, 3월 29일 브렉시트가 되면 바로 공식 협상에 들어가 최단기에 완료하고, 국내 절차도 가능한 빨리 완료해 국내 기업에 도움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영국에는 우리 기업 100여 개가 진출해 있으며, 총 교역액은 144억불 규모로 전체의 1.4%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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