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에 대한 ‘공공기관 지정’ 여부가 이달 결정된다고 한다.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 문제는 정부 내에서 필요성이 제기돼, 지난해 1월 최종 결정기구인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상정됐으나 격론 끝에 ‘지정 1년 유예’로 정해진 바 있다.

반민반관의 금감원은 금융회사에 대한 포괄적 감독·검사권을 행사하면서 고유의 공적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금융위원회의 일반적인 감독 외에 정부의 직접 통제는 받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공기업이나 공공기관들이 주무 부처의 업무감독 외에도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정부 차원의 포괄적 감시·통제를 받는 것과 대조적이다.

업무 특성, 막강한 권한, 운영 예산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금감원도 공공기관으로 지정돼야 한다는 지적은 전에도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금감원은 상급기관인 금융위와 함께 ‘금융감독 자율보장 필요’ 등의 논리로 이런 압박을 계속 피해왔다. 그러나 재작년에 채용비리, 방만경영, 부실공시 같은 문제점이 잇달아 부각되면서 지난해 공공기관 지정 직전까지 갔으나 ‘1년 유예’라는 절충적 처분을 받은 것이다.

관건은 지난 1년간 금감원이 구태를 버리고 제대로 변했는지 여부다. 소비자를 보호하며 금융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서비스 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느냐 하는 문제 제기다. ‘한 지붕 두 가정’으로 비유되면서도 툭하면 갈등설에 휩싸였던 금감원과 금융위는 최근에도 예산·임금 등의 문제로 불화를 일으켜 금융계의 빈축을 샀다. 금감원 노조는 “금융위는 해체하라”는 극단적 주장으로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런 일들이 금융산업 선진화와는 거리가 먼, 기득권 지키기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계속 키워왔다.

금감원은 이달로 설립 만 20년을 맞았다. 사람으로 치면 성인이다. 그에 맞는 자율성 신뢰성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는가. 미심쩍기는 상급 정부기관인 금융위도 마찬가지다. 인터넷 전문은행 추가 설립 등을 다루는 ‘정책’에서부터 유휴인력이 넘치는 은행에 추가 채용을 압박하는 ‘행정지도’까지 곳곳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금융위는 제대로 통제를 하지 못하고 금감원 스스로도 변혁을 하지 못한다면 공공기관 재지정을 통해 이를 강제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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