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관광' 마케팅 효과로
평소 두 배 넘는 관광객 몰려

13일 일본 가고시마현 최남단 이부스키에서 열린 ‘제38회 이부스키 유채꽃 마라톤대회’ 참가자들이 시민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으며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이선우 기자

일본 가고시마현 최남단의 소도시 이부스키시(市). 13일 이른 새벽부터 이부스키 도심 곳곳은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로 들썩였다. 이부스키시와 지역 관광협회가 여는 마라톤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몰려든 이들 때문이다. 이부스키 피닉스호텔 관계자는 “지역에 있는 20여 곳 호텔 방이 모두 동났다”며 “1~2월이 성수기이긴 하지만 마라톤대회 덕에 평소의 두 배가 넘는 관광객이 몰리는 특수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온천 여행지서 여는 공인 마라톤대회

올해로 38회째를 맞은 ‘이부스키 유채꽃(나노하나) 마라톤대회’는 이부스키시가 1~2월 겨울 여행 성수기에 관광객 유치를 위해 여는 대회다. 유채꽃이 만발하는 1월 둘째 주에 열려 일본에선 마라톤 시즌을 시작하는 대회로 유명하다.

도요토메 에쓰오 이부스키시장은 “유채꽃 마라톤대회는 일본육상연맹으로부터 기록을 인정받는 공인 풀코스 대회”라며 “지역을 대표하는 스포츠관광 이벤트로 대회 준비부터 운영까지 1500여 명의 시민이 직접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다”고 소개했다.

올해는 일본 전역은 물론 한국과 싱가포르, 대만, 홍콩, 중국 등에서 총 1만5000여 명이 대회 참가를 위해 이부스키를 찾았다. 매년 세계적인 마라톤 스타를 초청하는 이 대회에는 지난해 한국의 마라톤 영웅 이봉주 선수가 참가했다. 올해는 2018년 보스턴 마라톤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일본의 ‘공무원 마라토너’ 가와우치 유키를 초청했다. 가와우치는 “올해 첫 풀코스 레이스를 이부스키에서 하게 돼 기쁘고 설렌다”며 “이부스키의 명물 천연 모래찜질과 온천으로 컨디션을 회복하고 돌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선 올해 마라톤 경력 20년 차의 70대 마라토너 채규엽 씨가 아마추어 스타 자격으로 초청받아 600번째 풀코스 완주 기록을 세웠다.

스포츠 접목 관광마케팅 효과 ‘톡톡’

지난 한 해 이부스키를 찾은 국내외 관광객은 400여만 명. 전체 인구가 3만 명 수준임을 감안하면 꽤 많은 숫자다. 지역에선 유채꽃 마라톤대회가 관광객 유치는 물론 도시 브랜드를 알리는 ‘일석이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마라톤대회의 인기 덕분에 이부스키가 도쿄와 홋카이도, 교토, 벳푸, 후쿠오카 등 일본 전역에 있는 온천 여행지와 대등하게 경쟁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도요토메 시장은 “마라톤대회를 통해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풍성한 여행지로서 이부스키의 매력을 알리고 방문객의 체류기간을 늘리는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부스키 대회는 기록보다 관광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육상협회와 관광협회가 개발한 마라톤 코스는 규슈지역 최대 호수인 이케다호와 검은 모래 찜질로 유명한 스나무시온천 등 지역 관광명소를 두루 둘러보도록 짜였다. 코스 중간 참가자들이 잠시 휴식을 취하며 체력을 보충할 수 있도록 이부스키 특산물인 찐 고구마와 팥죽 등을 나눠주는 등 특산물 홍보에도 적극적이다.

이번 대회에 30명의 한국 대표단을 이끌고 참가한 이규운 대한직장인체육회 마라톤협회장은 “후쿠오카에서 차로 4시간 이상, 가고시마 공항에서 1시간 반 이상 걸리는 이부스키가 마라톤을 접목한 스포츠관광을 통해 새로운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며 “지역관광 활성화에 나서고 있는 국내 지방자치단체가 이부스키의 사례를 참고한다면 차별화된 관광마케팅 전략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부스키=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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