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제징용 사건 관여 등
혐의 40여개, 질문만 100페이지

추가 소환 조사는 비공개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이번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추가로 한두 차례 비공개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늦어도 다음주에는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도 결정할 것으로 법조계는 보고 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이번주 양 전 대법원장을 다시 소환한다. 지난 11일 1차 소환 조사 때와는 다르게 추가 소환 조사는 비공개로 이뤄진다.

검찰은 A4용지 100쪽 분량의 질문을 준비했다. 지난 11일 조사에서는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 등 재판개입 관련 혐의와 법관 사찰 혐의를 조사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자신을 향한 혐의에 부인하거나 모른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이날 고강도 수사를 받은 양 전 대법원장은 이튿날 오후 비공개로 검찰에 출석해 전날 작성한 조서의 열람을 마쳤다. 조서 열람은 검찰이 작성한 조서의 내용을 확인하는 절차다. 검찰이 작성한 조서를 양 전 대법원장이 세밀하게 검토했다는 얘기다.

추가 조사에서는 옛 통합진보당 지방·국회의원 지위확인 행정소송 등 사건 재판개입 여부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등 헌법재판소 내부 정보를 파악한 혐의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검찰이 양 전 대법원장에게 적용하고 있는 혐의는 40여 개에 이른다. 검찰은 일부 주요 혐의에 대해서만 집중 조사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소환 조사를 계속할 수 없는 만큼 물리적 시간이 부족해서다. 양 전 대법원장을 구속 수사하기 위해서라는 해석도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구속영장이 청구되더라도 발부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데다 관련 혐의도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핵심 피의자인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구속영장도 비슷한 이유로 기각됐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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