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게이트 연루 美 의회 출석…"자랑스러운 한국인" 역공 펼쳐

박보희 전 세계일보 사장이 12일 오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0세.
1930년 충남 아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1950년 육사 2기 생도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이후 주미 한국대사관 무관 보좌관과 선화학원 이사장, 미국 뉴욕시티트리뷴 발행인, 워싱턴타임스 회장 등을 지냈다.

1991년 11월 세계일보 사장에 취임해 약 3년간 회사를 이끌었으며, 1994년 7월 김일성 북한 주석이 사망하자 북한을 방문해 직접 조문하기도 했다.

육사 출신으로 영어 실력이 뛰어난 고인은 1970년대 통일교가 미국에서 교세를 넓히던 시기 문선명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총재의 연설을 영어로 통역하며 '문선명의 오른팔' 역할을 해냈다.

박 전 사장은 딸 박훈숙(현 유니버설발레단 단장)이 문 총재 차남과 정혼 관계였을 정도로 문 총재와의 인연이 깊다.

문 총재 차남이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자 박훈숙은 영혼결혼식을 올린 뒤 성씨를 바꿔 문훈숙이 됐다.

박 전 사장은 1976년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가 대서특필해 불거진 '코리아 게이트'('박동선 사건')에 연루, 2년 뒤 미 하원에 출석해 눈물을 흘리며 증언한 일로 유명하다.

코리아 게이트는 중앙정보부가 재미 사업가 박동선을 통해 미 정치인들에게 로비 활동을 펼쳤다가 거센 역풍을 맞아 1970년대 한미관계를 최악으로 몰아넣은 사건이다.

박 전 사장은 코리아 게이트를 조사하는 미 하원 국제관계위원회 산하 국제기구소위원회('프레이저 위원회')에 증인으로 소환됐으나 외려 도널드 프레이저 위원장에게 공격을 퍼붓고 애국심을 자극하는 공개 증언으로 위기를 빠져나왔다.

그의 증언은 저서 '나는 자랑스러운 한국인'으로 발간되기도 했다.

고인의 유족으로는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 단장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5일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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