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위 당국자 밝혀
"10차례 회의했지만 합의 못해…실무 협상단 논의 단계 넘었다"

"개성공단·금강산 재개위해, 현금 대신 현물지급 논의 필요"
지난해 무산된 제10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의(SMA)를 매듭짓기 위해서는 고위급 채널의 담판이 필요하다는 정부 고위 당국자의 주장이 나왔다. 실무진의 협의로는 한계에 도달한 만큼 양국 정상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 10일 기자들에게 “실무 협상단이 만나 논의할 단계를 넘어간 것 같다”며 “고위급 소통을 통해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떤 레벨에서 안 되면 그 위로 올라가는 게 협상의 기본 룰(규칙)”이라며 “어느 시점에 어떤 채널을 통해 해야 할지는 내부 검토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미 정상 간 직접 소통 여부에 대해서도 “모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만나 결단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 발언이다.

한·미는 지난해 제10차 SMA 체결을 위해 10차례에 걸쳐 실무 회의를 열었지만 총액 등에 대한 견해차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유효 기간을 기존 5년에서 1년으로 줄이자는 미국의 제안에 대해서는 “매년 (협의를) 한다는 게 부담이기도 하고, 1년마다 협상한다는 건 비현실적”이라고 반대 의견을 밝혔다.

이 당국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의 조건 없는 재개를 위해서는 ‘벌크캐시(대량 현금)’가 북한에 유입되지 않을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벌크캐시 금지 조항을 우회하기 위해 임금 지급 수단을 현물로 대체하는 방안 등이 남북 간에 논의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그는 “(개성공단 재가동이) 김 위원장의 우선순위인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우리로선 제재 면제를 받기가 굉장히 어려워 쉽게 갈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금강산 관광은 그것보다는 가벼울 것”이라고 언급, 상대적으로 문제 해결에 어려움이 덜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한·일 간 갈등이 커지는 데 대해서는 “절제된 반응을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우리의 신용도를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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