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위기 후 최악 고용참사
노동정책 수정해 기업 뛰게 해야"

전삼현 < 숭실대 교수·법학 >

출범 당시부터 ‘일자리 정부’를 표방했던 문재인 정부가 야심차게 재정 54조원을 투자했지만 결국 정책실패로 끝났다. 지난 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적게 취업자 수가 증가했고, 외환위기 이후 실업자 수가 가장 많았다.

지난해에 기억될 만한 대형 외부 충격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고용지표가 나빠진 것은 이례적인 현상임이 분명하다.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은 큰 전환점을 맞지 않는 한 실패가 명확해 보인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혁신성장과 소득주도성장을 통해 성장을 지속시키면서 함께 잘사는 경제를 만들겠다”는 말로 현재 정책을 유지할 뜻을 분명히 했다.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공무원 증원을 통한 일자리 창출 등의 정책을 수정 없이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문재인표 일자리 정책의 성공가능성이다. 물론 문 대통령이 현 사태를 정확히 진단하고 있다면 일말의 희망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문 대통령은 현 사태의 원인을 ‘가진 자’에게서 찾고 있으며, 그 책임도 이들에게 전가하고 있는 듯하다.

문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경제성장의 혜택이 소수의 상위계층과 대기업에 집중됐고 모든 국민에게 고루 돌아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언급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일자리 참사의 원인을 소수의 상위계층과 대기업에 전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하나 있다. 소수의 상위계층과 대기업에 집중된 경제성장의 혜택을 정부가 빼앗아 모든 국민에게 고루 분배하는 한 일자리는 더욱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일자리란 정부가 아니라 민간이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추구하고 있는 혁신성장과 소득주도성장의 본질적 이념은 지금까지 문재인 정부가 유지해온 일자리 정책에 그대로 녹아들어 있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란 정부가 만드는 것이지 민간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신념을 여전히 버리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산업구조상으로 볼 때 정부주도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는 유일하게 ‘공무원 증원을 통한 일자리 창출’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더라도 정부 예산이 대규모로 투입된 공공부문의 일자리인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등에서 취업자가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민간 부문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전적으로 민간 부문이 담당하고 있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분야에서는 심각한 일자리 감소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분야의 일자리 감소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노동정책 기조에 근본적 변화가 없는 한 올해에도 고용참사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 선진국에 진입하는 길목에서 좌절한 남미 국가들의 사례를 보면, 소수의 상위계층과 대기업을 공공의 적으로 삼으면 삼을수록 국민의 일자리와 소득은 점차 감소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문재인 정부도 이런 전철을 밟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정책이란 때로는 실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