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노조의 총파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국민은행 지점 출입구에 붙어 있다.(사진=한경닷컴 김은지 기자)

KB국민은행 노사가 희망퇴직에 합의하면서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1차 총파업으로 악화된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설 직전으로 예고된 2차 파업은 막아야 한다는 데 노사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노사는 임단협 타결을 위해 매일 대표자 및 실무자 교섭을 진행 중이다. 주말인 오는 13일까지 집중 교섭을 벌일 예정이다.

국민은행 노동조합(노조)은 이후에도 노사가 접점을 찾지 못하면 오는 14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사후조정을 신청하기로 했다. 교섭기간 동안 노조는 파업 참가일 근태 등록에 관한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부당노동행위 고소고발 등을 유보한다고 밝혔다.

노사는 지난 교섭에서 평행선을 내달렸지만 갈등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모습이다. 이날은 희망퇴직 합의를 알리며 임단협 타결 기대감을 심었다.

국민은행은 이날부터 오는 14일까지 임금피크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

노사는 기존 희망퇴직 대비 대상자를 확대해 임금피크 기 전환 직원과 부점장급(1966년 이전 출생), 팀장·팀원급(1965년 이전 출생)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데 최종 합의했다.

총파업으로 갈등이 극에 달했던 노사가 합의점을 찾아가고 있는 배경에는 총파업으로 싸늘해진 여론이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9000여명에 달하는 은행원들이 불평등 해소를 이유로 지난 8일 투쟁에 나섰지만 대중의 공감을 사지 못했다.

대중들은 국민은행 직원의 평균 연봉, '9100만원'이란 숫자에 주목했다. 2017년 국내 전체 근로자의 평균 연봉은 3591만원. 고임금 노동자들의 근무환경 개선 요구에 공감을 표할 수 있는 이들은 많이 않았다. '고객을 볼모로 제 밥그릇 챙기기에 나선다'는 쓴소리도 이어졌다.

파업에 나섰던 은행원들의 공백이 크지 않았던 점도 파업이 노조의 '악수'로 꼽히는 이유다. 인터넷·모바일뱅킹과 자동화기기(ATM) 등 디지털뱅킹이 보편화된 상황에서 파업은 영업 일선에 큰 충격을 미치지 않았다. 오히려 은행 지점과 은행원 수가 필요 이상으로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노사는 협상을 통해 추가 파업을 막아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표하고 있다. 노조 측은 "집중교섭과 사후조정 절차를 병행해 나갈 것"이라며 "1월 말로 예정된 2차 총파업까지 가지 않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측 역시 같은 입장이다. 허인 은행장은 "파업으로 고객에게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며 "모든 직원들이 하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노사는 임단협 협상에서 4가지 쟁점을 남겨 두고 있다. △신입행원에게 적용된 페이밴드(호봉 상한제) 폐지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 1년 연장 △비정규직(L0 직급) 여성 근로자의 경력 인정 △점포장 후선보임제도 개선 등이다.

아직 노사간 입장차가 뚜렷하지만 업계는 2차 파업이 예고된 이달 말 전에 노사가 협상을 마무리 지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국민은행 노조가 설 연휴 직전인 1월 말에 또 파업에 나선다면 그 때는 고객의 피해는 물론 비난 여론이 거세질 것"이라며 "노조와 사측 모두 이득될 게 없다. 2차 파업 전까지는 어떻게든 임단협을 타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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