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의 폭 넓혀줄 다목적 오픈형 SUV
-합리적 편의 및 안전품목 구성 돋보여


쌍용자동차가 렉스턴 스포츠 칸을 출시하며 내놓은 소개 문구는 "레저 활용도를 넓혀줄 오픈형 SUV"다. 하지만 적재함을 조금 늘렸다 해서 쌍용차가 말하는 레저의 범위가 넓어질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1년 전 출시한 렉스턴 스포츠만으로도 활용도가 워낙 뛰어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굳이 롱보디 형태의 렉스턴 스포츠 칸을 만든 명확한 이유를 시승 전까지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궁금증을 안고 하루 종일 차와 함께 온·오프로드를 누볐다. 그리고 나서 생각은 '착각'으로 다가왔다. 렉스턴 스포츠 칸은 적재함 길이로만 승부하는 밋밋한 차가 아니다. 정통 SUV 브랜드로 나아가려는 쌍용차의 또 다른 야심작이다.

▲스타일
첫 인상은 압도적이다. 크고 우람한 덩치가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길이 5,405㎜, 높이 1,855㎜로 렉스턴 스포츠에 비해 각각 310㎜, 15㎜ 길고 높아졌다. 단순 숫자로만 비교하면 현대차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보다 크다. 그래서 남성적 이미지가 더욱 강해졌다. 헤드램프와 이어지는 세로형 그릴은 크롬 도금 면적을 넓혀 화려하고 강인한 모습이다.


휠은 18인치부터 20인치까지 다양하게 준비했다. 다만 적재 용량이 높은 리프 서스펜션 트림을 선택하면 17인치 크기가 고정으로 들어간다. 쌍용차는 "휠이 커지면 편평비가 얇아지고 지탱할 수 있는 타이어 한계가 빨리 찾아오는 만큼 리프 서스펜션 특성을 고려한 세팅"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뒷모습은 트렁크 중앙의 '칸' 레터링을 제외하면 렉스턴 스포츠와 같다.


실내는 렉스턴 시리즈의 모습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센터페시아 가운데 자리 잡은 9.2인치 대형 모니터와 큼직한 버튼이 눈에 들어온다.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반응이 빠르고 계기판과 연동성이 뛰어나다. 센터 터널은 고급감보다 실용성에 초점을 맞췄고 곳곳에 숨겨진 알찬 수납함은 차의 성격과 잘 어울리는 구성이다.

도어 안쪽과 대시보드에는 가죽과 은은한 금속 소재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는데 고급스러운 분위기는 아니다. 반대로 나파 가죽으로 덮은 시트는 떼어내 다른 차에 달고 싶을 정도로 품질이 좋고 착좌감이 훌륭하다.


2열은 기대 이상이다. 바로 뒤가 화물 적재함이어서 등받이 기울기가 부족하지 않을까 했지만 생각보다 안락하고 편했다. 렉스턴 스포츠와 동일한 2열 공간이지만 부족하거나 답답한 느낌은 없다. 2열 편의품목으로는 컵홀더와 열선, 전용 송풍구가 전부다.
적재함은 렉스턴 스포츠 칸의 핵심이다. 세로로 310㎜ 길어진 데크 덕분에 용량은 1,011ℓ에서 1,265ℓ로 251ℓ 늘어났다. 적재량은 5링크 서스펜션이 500㎏, 리프 서스펜션을 선택하면 700㎏으로 늘어난다. 일반 렉스턴 스포츠에 비해 각각 100㎏, 300㎏ 증가한 수치다.

▲성능
보닛 아래에는 최고 181마력, 최대 42.8㎏·m의 토크를 발휘하는 직렬 4기통 2.2ℓ 터보 디젤 엔진이 들어있다. 초기 발진 가속은 묵직하다. 급하게 보채거나 예민하게 뛰쳐나가는 성격과 거리가 멀다. 일반적인 도심 주행을 비롯해 고속 영역에서도 시종일관 차분하게 반응한다. 힘이 부족하지도 않다. 무거운 짐을 싣고 가파른 언덕을 올라가도 힘겨워 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반면 터보렉은 다소 아쉽다. 가속 페달을 빠르게 밟으면 깊은 숨을 고른 뒤 앞으로 달려 나가는데 시간이 제법 길다.


6단 자동변속기도 더딘 움직임에 힘을 보탠다. 변속 세팅이 고르지 못하고 반응이 느려 엔진 능력을 받쳐주지 못한다. 때문에 운전 모드를 에코에서 파워로 바꿔도 큰 차이를 느끼기 힘들다. 변속 시점을 앞으로 촘촘히 당겼으면 더 좋았을 듯했다. 5링크와 리프 서스펜션의 차이는 생각보다 컸다. 잘 닦인 일반 도로에서는 5링크를 탑재한 차가 승차감이 뛰어났고 자갈과 흙길로 이루어진 험로에서는 리프 서스펜션 제품의 출렁거림이 더 적었다.


험로 탈출 능력은 수준급이다. 가파른 내리막길에서 경사로 저속 주행장치가 실력을 발휘했고 제법 높이가 있는 모래 둔덕도 아무렇지 않게 오르내렸다. 깊은 웅덩이에선 앞바퀴에 잠깐 미끄러짐이 일어났지만 금세 접지력을 회복하고 통과했다. 오프로드에선 물 만난 고기처럼 휘저었고 험로 주행에는 자연스럽게 자신감이 붙었다.

▲총평
렉스턴 스포츠 칸은 목적이 뚜렷한 차다. 서스펜션에 따라 활용 범위가 나뉘고 우수한 험로 주파 능력은 본격 레저 활동을 즐기기 위한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 렉스턴 시리즈의 편의 및 안전 품목을 그대로 이어받아 상품성도 높은 편이다.


여기에 적재함도 크고 넓어 만족은 배가된다. 무엇보다 오픈형 SUV를 구입할 수 있는 유일한 국산차라는 점은 렉스턴 스포츠 칸의 가장 큰 무기다. 마땅한 경쟁자가 없으니 더없이 유리한 고지에 서 있다. 가격은 다이내믹 5링크 서스펜션 2,986만~3,367만원, 파워 리프 서스펜션은 2,838만~3,071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 [하이빔]2019 CES, 이동수단(Mobility)의 조용한 진화
▶ [CES]벤츠, 2세대 CLA 최초 공개
▶ 미니(MINI)의 첫 EV, '핫 해치'로 나오나?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