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상장사들이 작년 4분기 '어닝 쇼크(실적 충격)' 수준의 실적을 내놓으며 우려감을 키워가는 가운데 올해 기업들의 이익도 대폭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상반기까지는 이익 둔화 추세가 강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주식시장의 불안감도 커졌다.

전문가들은 증권사가 내놓은 실적 추정치 간의 편차가 크지 않은 업종 위주로 접근하라고 조언했다. 예상 실적 가시성이 높아 불확실성이 낮다고 판단해서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기업 중 증권사 컨센서스(추정치 평균)가 있는 157개 회사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40조5155억원이다. 3개월 전 추정치(47조1190억원) 대비 14.0% 감소했다. 1개월 전(44조2436억원)보다도 8.4% 줄었다.

통상 4분기 실적은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경향이 있다. 회사들이 4분기에 일회성 비용을 떨어내는 경우가 많아서다. 어닝 시즌을 개막한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 42,300 +0.83%가 시장 기대치에 크게 못미치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10조8000억원의 이익을 내면서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발표한 실적은 컨센서스인 13조5300억원보다 크게 낮았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에도 통상적인 '빅배스(big bath)'를 고려하면 감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빅배스란 손실을 한꺼번에 처리해 대규모 적자를 내는 것을 말한다.

문제는 감익 추세가 올해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에프앤가이드 기준 올해 1분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 컨센서스가 있는 기업의 영업이익은 31조1345억원이다. 3개월 전 전망치(37조7387억원)보다 17.5% 낮아졌다. 미·중 무역분쟁 등에 따른 세계 교역 둔화로 수출 전망이 악화된 데다 부동산 등 내수 경제 둔화 우려도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 업황이 악화됐다는 점이 부정적이다. 국내 증시를 떠받쳐온 반도체 업종의 실적이 예상보다 더 크게 부진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15조6422억원)보다 25.3% 감소한 11조6412억원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초 전망치인 14조4219억원보다 19.3% 하향 조정된 것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수급 악화 추세로 실적 하락 흐름은 올 상반기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당분간 이익 변동성 확대로 부진한 주가 흐름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이 내놓은 실적 추정치를 분석해 증권사 간의 편차 지표가 낮은 종목을 선별하라고 조언했다. 추정치 간의 편차가 적다는 것은 이익 추정의 불확실성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해당하는 업종은 화장품·필수소비재·소프트웨어·미디어 등이 꼽혔다.

김재은 연구원은 "향후 실적 전망이 언제까지 하향될 것인지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적어도 편차 지표가 하락할 때까지는 이익 전망에 대해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두 자릿수 실적 성장이 예상되며 애널리스트 실적 추정치 간 편차가 적어 예상 실적의 가시성이 높은 기업 위주로 접근해야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LG생활건강 1,140,000 +0.53%·코스맥스 120,500 -2.03%·영원무역 35,450 +2.16%·엔씨소프트 498,000 +3.64%·농심 281,500 +0.18%·에스엠 47,550 +0.74% 등을 추천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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