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에서 만난 스타트업의 눈물…그들이 해외서 살길 찾는 까닭

AI 활용한 재활운동 서비스
원격의료 금지에 사업화 막혀

도심 자율주행車 개발하고도
거미줄 규제에 사업은 미국서
“한국에서 애초 사업계획대로 의료서비스를 할 수 없어 미국에 왔어요.”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9’가 개막한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샌즈엑스포의 ‘유레카파크’ 테크존. 글로벌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전용 전시공간인 이곳에서 A사의 B 대표도 바이어와 관람객을 맞느라 분주했다. 그의 한마디엔 한국을 떠나온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B 대표는 한국에서 인공지능(AI)을 적용한 재활운동 서비스를 개발해 상용화를 추진했다. 무릎 수술, 뇌졸중 환자 등과 암 생존자가 재활운동하는 모습을 AI가 분석하고 의료진이 운동 방법을 교정해주는 서비스다. 환자가 스마트폰 카메라나 컴퓨터 웹카메라 앞에서 동작을 하면 의사가 바로잡아준다.

그러나 이 서비스는 한국에서 제공하지 못한다. 의사가 원격으로 운동 방법을 알려주는 게 불법이기 때문이다. B 대표가 미국에 법인을 세우고 CES를 찾은 까닭이다. 글로벌 헬스케어 스타트업들이 꼽은 한국 내 의료규제 중 1위(44%)가 원격의료 금지였으니 발 붙일 재간이 없었다.

B 대표가 내쉰 한숨은 다른 혁신 스타트업으로 이어졌다. 역시 이번 CES를 찾은 자율주행자동차업체 토르드라이브의 사연이다. 국내 최초로 도심 자율주행차량인 스누버를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한국에서는 도로교통법 자동차관리법 등 온갖 규제에 막혀 미국에서 활로를 찾았다. 지난달 미국 건축자재 체인기업인 에이스하드웨어와 계약을 맺었다. 실리콘밸리에서 자율주행차량을 활용한 배송 시범서비스에 나섰다.

계동경 토르드라이브 대표는 “미국에선 주정부나 시당국이 규제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어 먼저 사업을 시작했다”고 했다. 한국이 규제를 혁파하지 않는다면 자율주행차 개발 스타트업에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는 미국, 중국 등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그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라스베이거스=김주완/장현주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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