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미국경제학회

미국경제학회 둘러본 한국 경제학자들의 걱정

이인실 차기 한국경제학회장
"산업변화·무역전쟁 등 핫이슈
세계경제 변곡점, 우리도 변해야"

김경수 한국경제학회장
"정부가 힘 쏟아야 할 건 혁신성장
스타트업 클수 있게 규제 풀어야"

한국경제학회 김성현 사무국장(성균관대 교수·왼쪽부터), 이인실 차기 학회장(서강대 교수), 김경수 학회장(성균관대 교수)이 6일(현지시간) 미국경제학회(AEA)가 열린 미국 애틀랜타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좌담회를 하고 있다. /애틀랜타=김현석 특파원

“올해 미국경제학회에선 세계 경기 둔화와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가 많았습니다. 혁신 기술이 초래하는 거대한 산업 변화에도 경제학자들의 관심이 컸습니다. 이 모두가 한국에 큰 타격을 줄 수밖에 없는데 걱정입니다.”

지난 4~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미국경제학회에는 한국에서 온 경제학자도 대거 참석했다. 한국경제신문은 사흘간 세션을 둘러본 한국경제학회 김경수 학회장(성균관대 교수), 이인실 차기 학회장(서강대 교수), 김성현 사무국장(성균관대 교수)과 좌담회를 했다.

이 차기 회장은 “작년보다 산업 변화와 무역전쟁 등을 다룬 세션이 늘었다”며 “세계 경제가 변곡점에 있는 만큼 우리도 커다란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기축통화 세션에서 나온 금융위기 이후에 달러 영향력이 훨씬 커졌다는 분석을 보면서 미국 경기가 둔화되면 달러 의존도가 높은 한국 등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한국도 경기가 둔화되면 부채 위기가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양적완화로 인해 선진국은 정부 부채, 신흥국은 기업과 민간 분야 빚이 크게 늘어났는데 한국도 예외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데이터를 보면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70%를 넘으면 임계치, 즉 소비에 영향을 주기 시작하는데 한국은 GDP 대비 90%를 넘었다”며 “한국의 내수 부진이 가계부채 탓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차기 회장 역시 “한국은 한 번도 이렇게 높은 국가부채 수준에 도달해본 적이 없다”며 “위기가 온다면 정작 세계 최강국인 미국은 괜찮겠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무역전쟁 세션을 둘러봤다는 그는 “관세가 환율정책에 비해 무역에 두세 배 더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전쟁으로 인한 효과가 생각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일본은 1947~1949년에 태어난 단카이세대, 즉 베이비부머들이 은퇴해 사람이 모자란다”며 “젊은이들이 취업하면서 이같은 문제가 해결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한국은 베이비붐 세대가 1955~1963년에 걸쳐 있어 이들이 퇴직하려면 한참 시간이 필요하다”며 “그사이 젊은 층의 불만이 커지면서 끊임없는 갈등이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경제학회 회장단은 계층갈등 문제를 해결하려면 성장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정부가 하는 것 중 가장 힘을 기울여야 할 건 혁신성장”이라며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벤처 등이 클 수 있도록 규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로제 등 노동친화적 정책이 이어지고 있는데 노동시장 관련 정책의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한다”고 했다. 예를 들면 최저임금을 어디까지 올리겠다는 것인지 뭔가 종착점을 보여줘야 기업이 투자나 고용을 할 것이란 얘기다. 김 회장도 “임기 내에 경제를 어떻게 만들겠다는 구체적 모습이 있어야 한다”며 “그걸 보여주지 않으니 모두 불안해한다”고 지적했다.

이 차기 회장은 “산업계에서도 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하고 산업정책도 신산업을 키우는 형태로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하지만 보수나 진보나 모두 옛날 프레임으로 들여다보다 보니 교육, 산업, 복지 등이 모두 변화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애틀랜타=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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