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의 눈 - 한정훈 미래가치투자연구소장

올 부동산시장 전반적 약세
지역적으로 차별화 커질 듯
불확실성 높지만 역발상 필요

강남 재건축 이주 땐 집값 영향
단기부동자금·신도시 보상금 등
어떤 움직임 보일지 '예의주시'

호재 진행 지역보다 생길 지역
한 발 먼저 들어가는 자세 가져야

새해가 밝았다. 많은 이들의 관심사는 여전히 부동산시장이다. 지난해 폭발적인 상승을 보였기 때문에 올해는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궁금해하고 있다. 올해 부동산시장이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는 전문가가 늘고 있다.

집값은 최근 몇 년 사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정부는 그때마다 규제를 반복적으로 내놨다. 그러나 늘 반짝 효과에 그쳤다. 강도가 높았던 지난해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 이후부터야 약발이 먹히면서 서울 강남권을 비롯한 집값이 하향 안정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약세 전망을 내놓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바둑을 둘 때 하수는 눈앞에 뻔히 보이는 상황도 못 본다. 중수는 보이는 상황만 보고 판단한다. 상수는 조금 더 넓고 포괄적으로 국면을 본 뒤 유불리를 판단한다. 부동산은 상수의 안목으로 바라봐야 한다.

전국적으로 부동산시장은 약세로 갈 것이란 게 명확해 보인다. 그러나 지역적으로는 차별화가 커질 전망이다. 서울과 경기권 일부는 악재 속에서도 호재가 있어 오르는 시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악재란 규제와 경기침체, 금리 인상이다. 호재는 시중에 풀린 단기부동자금 등 유동성과 강남권 재건축 이주 수요, 3기 신도시 토지보상금 등이다.

2013년 이후 집값이 오른 근본적 이유는 전 세계적인 유동성 때문이다. 미국은 금융위기 이후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양적완화 정책을 펼쳐 3조2000억달러(약 3600조원)를 풀었다. 주요 선진국들의 양적완화까지 합친다면 10조달러(약 1경1200조원)를 넘는다. 다시 말해서 전 세계적 인플레이션이 집값을 끌어올리고 있는 셈이다. 일정 시점엔 금리를 인상해 유동성을 흡수하는 과정으로 들어갈 게 분명하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시각이 많다.

우리 경제 상황도 지난해보다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리를 내려 경기를 부양해야 하는데 미국과의 금리격차가 커지는 바람에 지난해 한국은행에선 오히려 기준금리를 한 차례 올리는 상황에 몰렸다. 만약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다면 지속적인 금리 인상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종합부동산세 인상 등 정부의 ‘부동산 조이기’는 이미 예고됐던 규제이기 때문에 리스크로 보긴 어렵다.

이 상황에서 강남권 재건축 이주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면 주변 집값과 전셋값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3기 신도시 개발에 따른 토지보상금은 상당 부분 서울과 경기권으로 흘러들어가 시장을 움직이게 할 가능성도 높다. 1100조원이 넘는 단기부동자금이 어느 시점에 움직일지도 예의주시해야 한다. 경제가 좋다면 각 분야로 흘러들어가는 선순환구조가 되겠지만 지금은 갈 곳 없는 돈들이다. 분양시장에서 당첨 가능성이 희박해진 유주택자들의 움직임도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 이들이 재개발과 재건축 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높아서다.

서울 부동산시장은 양도소득세 중과와 임대사업자 혜택 축소 등으로 ‘매물 잠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공급이 부족한 셈이다. 부동산에서 가격을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요인 가운데 하나가 수요와 공급이다. 수요가 많은데 공급이 없다면 가격은 오른다. 해답은 간단하다. 수요가 많은 곳에 투자하면 된다.

불확실성이 클수록 역발상이 필요하다. 진행될 정책방향의 핵심이 어디인지 파악하고, 호재가 진행 중인 곳보단 앞으로 호재가 생길 지역으로 먼저 들어가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시장이 좋아 모두가 함께 움직일 때 동조해서 행동하는 것은 하수의 방책이다. 남들과 다른 길을 걷기 위해선 남들보다 반걸음이라도 먼저 행동하는 지혜가 필요한 2019년 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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