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터뷰 #6

심정섭 더나음연구소장 (1)


▶최진석 기자
맹모삼천지교. 맹자의 어머니는 좋은 학군을 찾아서 이사를 3000번 하셨다고 합니다. 농담입니다. 세 번 했습니다. 춘추전국시대부터 명문학군은 존재했다는 거죠. 21세기도 다르지 않습니다. 좋은 학부모가 되고자 하는 모든 부모님들을 위해서 준비한 시간. ‘대한민국 입시지도’와 ‘대한민국 학군지도’ 책을 쓰신 저자 심정섭 더나음연구소장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심정섭 소장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최진석 기자
부동산과 학군은 우리에게 익숙한 영역인데 이것들을 같이 연구하는 것은 좀 낯설기도 하고 새롭네요.

▷심정섭 소장
사실 저는 20년 동안 서울 대치동과 강남에서 대학생들 편입과 특례입시를 주로 가르치는 영어 선생님이자 입시전문가였습니다. 10년 전부터 우리 교육환경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아이들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교실에서 엎어지는 분위기예요. 그런 얘기 많이 들으셨죠. 꿈이 없다.

▶최진석 기자
교실 이데아!

▷심정섭 소장
아이들이 좀 멍해지는 상황에서 이건 아닌 것 같아요. 제가 찾은 대안은 스토리교육이나 유대인식 토론교육, 가정 중심의 교육, 지혜교육 이런 것이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한 책을 내고 학부모 강연을 많이 다녔습니다. 강연을 듣고 난 다음에 어머님들 질문을 받아보면 “선생님 강의 잘 들었고요. 정말 미래 시대를 대비하는 스토리교육과 지혜교육이 중요한데, 꼭 물어보고 싶은 건 대치동으로 이사를 가야 해요? 목동으로 이사가야 해요?”라는 것이었습니다.

▶최진석 기자
하하하. 기승전 대치동.

▷심정섭 소장
이사 가야 하느냐. “특목고와 일반고 양극화 시대인데 특목고를 꼭 가야 해요? 영어 유치원에 가야 해요? 아니면 무슨 학습지를 풀어야 해요?” 이런 것을 물어보시니까요. 제 주변에 부동산 전문가들이 굉장히 많았어요. 관찰해보니까 부동산 하시는 분들도 입지에서 학군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부동산 전문가 중에 교육을 아는 분은 별로 없어요. 학군이 중요한데 중학교 입시제도가 어떻게 변하고 학업성취도가 어떻게 되고, 이 학교는 좋아지는 학군인지 나빠지는 학군인지 설명을 못 하는 거예요. 그런데 교육 쪽에 계신 분들은 교육은 잘 아시는데 부동산을 잘 모르세요. 그래서 이거 니치마켓이구나. 틈이 있구나 생각했죠.

▶최진석 기자
학군, 우리나라에만 있는 말인가요?

▷심정섭 소장
강남이라고 하는 신도시를 개발하면서 강북에 몰린 수요를 분산하려고 했는데 사람들이 안 가잖아요.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 같은 분위기 되는 거죠. 안 가니까 학교를 다 몰아줬어요. 휘문고, 중동고, 경기여고, 경기고를 다 몰아줬죠. 강남 쪽에 분산시키려고. 그러다가 아파트 단지들이 몰리고, 그렇게 되면서 독특하게 강남이란 곳이 일자리도 가깝고 학교도 좋은 데가 많고 해서 이른바 8학군이라고 하는 명문학군이 된 거죠. 독특한 현상입니다. 아파트 입지에서 학군이 이렇게 영향이 미치는 데는…. 미국에도 학군이라는 게 있거든요. 미국에서 학군은 총 안 맞는 곳이에요. 안전한 데. 거기는 사실 학벌 사회가 아니잖아요. 백인 중산층 이상이라든지 학력이 높은 부모들이 사는 곳이 안전하잖아요. 그런 동네를 보내려는 수요는 있지만.

▶최진석 기자
한국만의 독특한 현상이다보니까 그만큼 명문학군, 학원가에 몰입해서 자녀들의 진학을 서포트하려는 맹모들이 많은 것도 이런 현상과 맞물리는 거네요.

▷심정섭 소장
투자와 교육 관점은 분리시키라고 해요. 투자 측면에선 명문학군이란 존재를 인정할 수밖에 없어요. 계속 수요가 몰려요. 초등 5~6학년만 되는데 공부를 잘한다 그러면 애들이 없어지기 시작해요. 어디를 가느냐. 목동이나 대치동 가서 앉아있는 거예요. 좋은 환경에 있으면 좋은 고등학교에 가고, 좋은 대학교에 갈 수 있겠다, 이런 수요가 있기 때문에 수요가 떨어지지 않아요. 아파트값이 안 떨어지는 거예요. 오를 때는 더 오르고. 전세 수요도 커지고. 이렇게 되니까 투자 측면에서는 명문학군이라는 곳에 이사를 가서 그 집에 살 거냐 고민할 때는 명문학군이란 것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런데 아이 교육을 시키는 측면에서 과연 맹목적으로 대치동과 목동에만 간다고 교육적 문제가 다 해결되느냐. 그건 아니라는 거죠.

▶최진석 기자
그러니까 강남 대치동이 학군 좋다는 이유로 무작정 이사를 가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거죠?

▷심정섭 소장
그럴 가능성도 많은 거죠. 거기 가서 집을 사서 형편이 맞는 상황에 대출을 받아서 집을 사면 가격이 안 내려갈 가능성은 있어요. 그렇다고 안 되는 애가 공부를 잘하고 대학을 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많은 건 아니에요. 공부를 잘해서가 아니라 좋은 자원이 계속 대치동에 몰리기 때문에. 강남에서 실패한 엄마들은 조용합니다.

사실은 제가 사교육을 시킬까 말까를 판단할 때 두 가지 기준을 보라고 해요. 첫 번째는 아이가 감사해 하느냐. 두 번째 아이가 가고 싶어 하느냐. 이게 없는 상태에선 아이가 좋은 학교에 가더라도 고맙게 생각하지 않고 자기가 안 되면 부모 탓을 해요. 엄마아빠가 더 좋은 학원 보내주지, 다른 아이들은 이렇게 해줬는데, 이런 원망을 한다고요. 잘돼도 자기가 잘했다고 생각하지 엄마아빠가 도와줬다고 생각할 마음이 없어요. 그래서 사실 어머니들은 환경적으로 굉장히 안 좋아요. 제가 자주 얘기하는 엄마들의 커피숍 토크. 같은 학년끼리 그 안에서 얘기되는 모든 게 비교경쟁밖에 없어요.

▶최진석 기자
커피토크를 통한 정보교환이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부정적인 측면도 많다는 거죠?

▷심정섭 소장
부정적인 게 더 많습니다. 뭔가 입시에서 실적을 낼 애들은 본인이 정보를 물어와야 해요. 기자님들도 어릴 적 생각해보면 엄마가 다니라고 한 학원보다 자신이 필요해서 다닌 학원이 더 몰입이 잘되고 공부가 잘돼요.

▶최진석 기자
자발적으로 “어디 학원을 가고 싶어요, 수학학원을 가고싶어요” 이런 게 성취도가 잘 나오죠?

▷심정섭 소장
그렇죠. 본인은 학원에 다녔는데 뭔가 질문도 잘 못 할 거 같고. 선생님 스타일도 안 맞는 거 같고. 무리가 되더라도 “과외를 시켜줄 수 있어요? 나는 질문을 많이 하고 싶어요” 이런 식으로 하면 고마워하겠죠? 공부방법을 자기가 맞는 방법으로 택한 거잖아요. “이런 정보를 봤더니 나는 수학을 좀 잘하고 국어를 못하네. 내가 강점이 있는 건 어느 대학이고, 나는 이런 식으로 가중치를 받으니까 해보고 싶어요” 이런 정보를 아이가 물어와야죠.

▶최진석 기자
좋은 학군의 기준은 어떻게 판단하세요?

▷심정섭 소장
아주 좋은 질문입니다. 오늘 핵심이고. 엄마들이 제일 궁금해하는 거예요. 100대 고등학교에서 특목고가 실질적으로 50% 이상을 차지합니다. 나머지는 강남, 목동, 중계동 교육특구. 대구 수성구 등에 몰려 있는 거죠. 사실 고등학교를 가지고 이 지역이 명문학군이라고 말하긴 쉽지 않아요.

그런데 그 지역에서 공부를 잘해서 특목고를 갈 수 있잖아요. 영재고, 과학고를 가거나 외고를 가거나. 지금의 명문학군 기준은 중학교로 봅니다. 2016년까지는 학업성취도라고 전국 고사를 봤어요. 전국 일제 고사를 봐서 학업 성적을 측정했는데 거기서 보통학력 이상들. 그 다음에 특목고 진학률이라는 게 굉장히 중요하죠.

▶최진석 기자
아무래도 공부를 잘해야 갈 수 있으니까.

▷심정섭 소장
특목고 기준으로 해서 합격률이 2%. 100명 중의 2명 정도는 우리 학교에서 특목고를 간다 하면 그 학교는 전국에서 100위권 안에 드는 중학교입니다. 그런 중학교가 많이 몰려 있는 곳이 명문학군이죠. 그 기준으로 보면 제일 많이 몰려 있는 데가 강남을 제치고 분당입니다.

▶최진석 기자
아 그런가요?

▷심정섭 소장
분당이 17개 정도 되고요. 강남이 14개 정도, 서초가 10개 정도, 목동이 10개 정도 이런 식입니다.

▶최진석 기자
분당 학군이 굉장히 좋네요?

▷심정섭 소장
사실 중학교 기준으로 하면 분당이 훨씬 많아요.

▶최진석 기자
대치동과 목동, 중계동이 명문학군인 이유는 명문학원이 있기 때문인가요?

▷심정섭 소장
명문학군을 규정하는 기준은 학교가 먼저입니다. 예로 2기 신도시나 직주근접 신도시는 중심상가가 잘 형성되다 보니까 굉장한 학원들이 많이 들어와 있거든요. 학원가 진용이 다 갖춰져 있다고 명문학군으로 올라가는 것은 아니에요. 신도시는 다 학원가가 갖춰져 있죠.

▶최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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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집코노미TV 책임 프로듀서 조성근 건설부동산부장
진행 최진석 기자 촬영 신세원 기자 편집 민경진·김윤희 인턴기자
제작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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