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글로벌 경영전략회의

"글로벌 도약 선언 이후 13년…큰 성과 없이 더디게 성장" 쓴소리
'자신감 있는 인재' 확보 강조

이재현 CJ그룹 회장(가운데)이 지난 1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계열사 주요 경영진과 글로벌 전략회의를 하고 있다. /CJ그룹 제공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그룹 주요 경영진이 참여한 가운데 ‘글로벌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글로벌 영토 확장과 역량 확보를 주문했다. 이 회장은 지난달 말 출장길에 올라 현지 식품 및 유통 시장을 돌아보며 중장기 전략을 점검 중이다.

16일 CJ에 따르면 이 회장은 회의에서 “CJ의 궁극적 지향점은 ‘글로벌 넘버 원’ 생활문화 기업”이라며 “앞으로 1∼2년의 글로벌 성과에 그룹의 미래가 달려 있다는 절박함으로 임해 달라”고 경영진에 당부했다. 이날 회의는 그룹의 글로벌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중장기 전략을 공유하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박근희 CJ 부회장, 김홍기 CJ 대표, 신현재 CJ제일제당 대표, 박근태 CJ대한통운 대표, 허민회 CJ ENM 대표 등 주요 계열사 대표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 회장이 해외 사업장에서 그룹 주요 경영진과 계열사 대표가 참여한 가운데 회의를 연 것은 2012년 베트남과 중국에 이어 6년 만이다. CJ는 최근 물류 기업 DSC로지스틱스를 인수하고, 그룹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2조원)을 투입해 슈완스를 인수하는 등 미국 사업 확대를 본격화하고 있다.

CJ는 이 회장이 지난해 5월 경영에 복귀하면서 사실상 멈췄던 ‘그레이트 CJ’ 프로젝트를 재가동했다. 이 프로젝트는 2010년 이 회장이 그룹 재도약을 위해 선포한 것으로 2020년까지 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10조원, 해외 매출 비중 70%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CJ는 지난 3년간 약 4조원에 달하는 돈을 해외 M&A에 쏟아부었다. 브라질 셀렉타, 미국 메타볼릭스, 중국 하이더 등 바이오 분야 투자와 베트남 제마뎁, 미국 DSC로지스틱스 등 물류 분야 대규모 인수도 지난 3년의 성과다. 식품 분야에서는 중국과 미국에 집중된 투자 국가를 유럽, 베트남, 러시아 등으로 확장했다.

이 회장은 이날 일부 부진한 사업 분야에 대해서는 분발하라고 강하게 주문했다. 그는 “2005년 여기 LA에서 글로벌 도약을 선언한 이후 13년 동안 글로벌 사업은 큰 성과 없이 더디게 성장했다”며 “바이오, 식품 가정간편식(HMR), ENM 드라마 등 일부 성과가 있지만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이라기에는 미흡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2019년은 더 물러설 수 없는 중요한 시기로, 절박함을 갖고 특단의 사업 구조 혁신과 실행 전략을 추진하라”고 주문했다.

일부 미진한 사업을 두고서는 “필사의 각오로 분발해 반드시 이른 시일 내 글로벌 초격차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다그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이외에도 “세계를 제패할 자신감을 가진 ‘하고잡이형’ 글로벌 인재를 확보하고,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J는 이에 따라 내년 적극적인 해외 사업 확장과 더불어 불황에 대비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하기로 했다. CJ제일제당은 LA와 뉴저지 등에 5개의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다양한 HMR 제품을 생산하며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CJ CGV는 리갈 시네마 등 북미 지역 극장 체인과 제휴를 맺고 특별 상영관 진출을 늘리고 있다. CJ ENM은 최근 할리우드 유력 스튜디오인 유니버설·MGM과 함께 현지 영화 자체 제작에도 돌입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