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의 눈 - 김규진 리얼피에셋 이사

임대사업자 세원관리
내년부터 대폭 강화
절세 전략 제대로 세워야

등록 고민될 땐 3가지 확인
① 장기보유에 좋은 주택인가
② 세제혜택 요건 충족하나
③ 중과세 방패막 될 수 있나

지난 8일 국회 본회의에서 소득세법과 종합부동산세법 등 주요 세금 관련 21개 세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부동산 관련 세제 개편은 최근 부동산시장 과열로 뜨거운 감자가 된 상황이다. 종합부동산세의 경우 개정안 통과로 인해 다주택자의 세금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이번 세법 개정안에서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부분은 주택임대소득에 대한 세원 관리 강화다. 그동안 임대사업자라 하더라도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는 이상 세원 관리를 체계적으로 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임대소득이 연 2000만원 이하인 분리과세 임대소득만 있는 사업자의 경우 올해까지는 과세가 유예돼 사업자등록을 강제하지 않은 측면도 있어 보인다. 하지만 앞으로는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 시스템이 대폭 개선된다.

우선 연 임대소득 2000만원 이하 분리과세 임대소득만 있는 임대사업자도 사업자등록 대상으로 추가했다. 등록하지 않으면 가산세를 부과하도록 하는 규정이 신설됐다. 따라서 2020년 1월1일 이후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고 임대사업을 한다면 해당 기간 수익에 대한 가산세를 내야 한다. 3주택 이상 보유자는 보증금에 대해서도 소득세가 부과된다. 임대보증금 과세에서 배제되는 소형 주택의 기준은 40㎡ 이하, 기준시가 2억원 이하 주택으로 조정된다. 이 기준에 맞지 않는 비(非)소형주택 보증금은 모두 간주임대로 계산을 통해 과세 대상이 된다.

국토교통부는 부처마다 흩어져 있던 임대차 상황을 종합하는 주택임대차정보시스템(RHMS)을 구축해 정보를 파악 중이다. 향후 국세청에선 이 자료를 참고해 임대소득 미신고자의 세금탈루 여부 등을 검증할 예정이다.

그동안 사업자등록 없이 월세를 받거나 전세를 주고 있었던 임대사업자들의 경우 앞으로는 세무서에 사업자등록을 하고 임대소득에 대한 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소득세법에 따른 사업자등록을 해야 한다면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상 단기민간임대주택이나 장기일반민간임대주택(민간임대주택)으로도 등록해야 하는지 여부다. 임대주택으로 등록하면 취득세와 재산세, 임대소득세, 종부세, 양도소득세 등과 관련한 여러 가지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서다.

‘9·13 부동산 대책’을 통해 임대주택에 대한 세제 혜택은 일부 없어지거나 축소된 게 많다. 하지만 활용 여부에 따라서는 여전히 임대 등록이 절세 측면에서 훨씬 유리한 선택이 될 수 있다.

보유 중인 주택이나 새로 계약한 주택을 임대주택으로 등록해야 하는지 고민이 된다면 어떤 기준에 따라 판단해야 할까. 최소한 다음 세 가지 질문에 대해 확인을 거쳐야 한다.

첫째 장기 보유해도 좋은 물건인지 여부다. 임대주택에 대한 세제 혜택은 그냥 주어지는 게 아니다. 등록에 따른 의무를 이행했을 때만 받을 수 있다. 단기임대는 4년, 장기임대는 8년 동안 의무적으로 임대해야 한다. 의무기간에 임의로 양도하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의무기간이 경과하기 전엔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곤 말소할 방법도 없기 때문에 보유기간에 대한 확실한 계획을 세우고 등록하는 게 좋다.

둘째 세제 혜택 요건을 충족하는지에 대한 확인이다. 임대등록에 대한 문의 중 대부분은 이 요건을 혼동하는 데서 발생한다. 세금 항목별로 요건이 상이한 데다 최근 1년 동안 임대주택 관련 정책 변화가 많다 보니 자칫 잘못하면 혜택은 없이 의무만 이행해야 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적어도 본인이 등록하려는 주택이 규제지역에 있는지, 전용면적이나 공시가격 기준을 충족하는지에 대해 정확하게 확인한 뒤 등록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특수한 상황에선 꼭 등록하는 게 훨씬 유리한 경우가 있다. 예컨대 일시적 1가구 1주택 비과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2주택자라 하더라도 2년 이상 거주한 주택을 양도할 때 나머지 한 채가 일정한 요건을 갖춘 임대주택이라면 비과세특례를 적용받을 수 있다. 다주택자의 경우엔 양도할 때 중과세율을 피할 수도 있다. 전략에 따라 세금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셈이다.

미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벤자민 프랭클린은 “이 세상에 죽음과 세금 외에 확실한 건 없다”는 말을 남겼다. 부동산 시장에서도 진리에 가까운 말이다. 그동안 세금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던 사람이라도 앞으로는 세금 관리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종부세 인상과 양도세 중과로 인해 절세 전략을 제대로 세우지 못한다면 차익은 얼마 되지 않을 수 있어서다. 임대소득세를 납부하지 않았던 임대사업자 또한 세금 납부를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다. 본인 상황과 목적에 맞는 효과적인 절세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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