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정신질환 치료 176만명
전년보다 6%↑…우울증 51만명
20代 불안장애·불면증 등 급증
지난해 우울증 등 정신질환으로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 진료받은 환자가 170만 명을 넘어섰다. 이들이 쓴 진료비는 1조4317억원이다. 연령과 성별에 따라 병원을 찾는 질환이 달라졌는데 알코올 사용장애는 남성 환자가, 알츠하이머 치매는 여성 환자가 많은 질환으로 꼽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해 국내 의료기관을 찾은 정신질환자가 176만5000명으로, 2016년 166만7000명보다 5.9% 증가했다고 12일 발표했다. 질환별로 보면 우울증 환자가 51만1059명으로 가장 많았다. 불안장애(35만799명), 수면장애(13만1535명), 스트레스 때문에 생기는 적응장애(10만3026명) 등도 환자가 많았다.

마음의 감기로도 불리는 우울증은 심한 우울감 때문에 삶에 대한 의욕이 떨어지고 심하면 자살로 이어질 위험이 있는 질환이다. 2주 이상 증상이 계속돼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면 병원을 찾아 치료받아야 한다. 불안장애가 있으면 병적인 공포감, 불안감 등을 호소한다. 공포를 느낄 만한 상황이 아닌데도 죽을 것 같은 극심한 공포를 호소하는 공황장애도 불안장애다. 이들 정신질환은 의료기관을 찾아 제때 인지치료, 약물치료 등을 받으면 정상 생활이 가능한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다.

국내 환자들이 앓고 있는 정신질환은 연령에 따라 달랐다. 19세 이하 아동과 청소년은 주의력결핍행동장애(ADHD) 등 운동과다장애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4만5782명으로 가장 많았다. 우울증 2만7050명, 적응장애 1만2976명, 불안장애 1만2803명, 발달장애 1만1902명, 틱장애(의지와 관계없이 특정 행동·소리를 반복하는 질환) 1만1393명 등이었다. 70세 이상 고령층은 우울증(10만9347명) 환자가 가장 많았고 알츠하이머 치매가 8만8296명으로 뒤를 이었다. 뇌손상 때문에 생기는 정신장애 환자도 비교적 많았다.

알코올 사용 장애, ADHD, 발달장애는 남성 비율이 80%를 넘어 주로 남성들이 호소하는 질환으로 꼽혔다. 반면 알츠하이머 치매, 재발성 우울장애, 식사장애 등은 여성 환자가 많았다. 식사장애는 환자의 90% 이상이 여성이었다. 과도한 다이어트로 정신 건강을 해치는 여성이 많다는 의미다. 심평원 관계자는 “20대에서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환자가 크게 증가했다”며 “질환별로 보면 불안장애, 불면증 등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이 늘었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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