說만 난무하는 '김정은 답방'

靑, 답방 날짜 제안 없었나
임종석, 北과 통화여부 질문에 "전화되면 답답하진 않을텐데…"
정부 "기다려봐야 한다" 일관

국회의장 17~25일 중동 방문…"17일 前 아니면 새해 가능성"

길어지는 김정은의 침묵
이용호 외무상, 왕이와 회담
"中 의견 듣고 최종 결정" 분석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9·19 평양선언’에서 약속한 ‘연내 답방’에 관해서다. ‘김정은의 입’만 바라봐야 하는 상황이라 각종 설(說)만 난무하고 있다. 현재까지 의견이 분분한 세 가지 쟁점을 정리했다.

< 워싱턴에서 > 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1) 청와대는 날짜를 알고 있다?

청와대가 북측에 연내 답방을 제안한 것은 분명하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연내 답방하는 방향으로 북측과 협의해 오고 있다”고 했다. 다만 구체적인 일자를 북측에 제시했는지는 불분명하다. 12일 설과 18일 설이 제기되자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날짜를) 제안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조 장관도 국회에서 ‘김정일 사망 7주기인 12월17일 전후가 아니냐’는 질의에 “구체적 일정에 대해 북측에서 의사를 밝혀 온 부분이 없기 때문에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북한 수뇌의 첫 방한이란 특수성을 감안하면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극소수만 답방 날짜를 알고 있을 가능성은 여전하다. 남북한 정상 간 ‘핫라인’은 지난 4월 1차 정상회담 직전부터 열려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두 정상이 핫라인 개통 후 왜 통화를 안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안 했데요?”라며 반문했다. 직통 전화가 가동되고 있음을 암시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북쪽에서 연락이 왔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직 안 왔다”고 했다. ‘전화는 해봤느냐’는 물음엔 “북쪽과 전화가 되면 이렇게 답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에서도 “이번엔 정말 모르겠다”는 말이 돌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끼리 농담 삼아 연말에 와서 남북 정상이 새해 일출을 같이 보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고 했다.

(2) 연내에 온다면 17일 이전일 듯
청와대가 구체적인 답방 일정을 제안하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연내 답방이 실현될 수 있는 날짜는 몇 개 되지 않는다. 김정일 기일(17일) 이전이라면 12~14일이 유력하다. 1주일도 채 남지 않았지만 남북이 이미 동선과 경호 문제 등에 합의를 봤다면 불가능할 것도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청와대에선 준비가 다 된 모양”이라며 “김정은으로선 17일 이전이거나 새해를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17~25일 중동 순방 일정이 잡혀 있던 문희상 국회의장이 예정대로 출국하기로 한 것도 17일 이전 설에 힘을 실어준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연내 답방은 어렵다”고 단언했다.

< 베이징에서 > 중국을 방문 중인 이용호 북한 외무상(왼쪽)이 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3) 김정은 침묵 길어지는 이유

지난 2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답방’을 공식화한 지 닷새가 지나도록 북측에서 이렇다 할 반응이 없는 점도 주목할 만한 ‘포인트’다. ‘최고 존엄’의 동선을 미리 발설하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보기엔 침묵이 길다는 것이다.

이용호 북한 외무상이 6~8일 사흘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한 것이 이목을 끌고 있다. 그는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 장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회담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에 연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 직후 북한 문제에 대해 “100%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힌 뒤 급작스레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답방과 관련해 김정은이 우선 중국의 의견을 들어보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박동휘/박재원/이미아 기자 donghuip@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