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협상 타결위해 항의 안해
법무부는 백악관에 미리 알려
美 인도까지 수 년 걸릴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났을 때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이 미 정부 요청으로 캐나다에서 체포된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시 주석은 알고 있었지만 무역갈등 해소에 집중하기 위해 미국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 요청으로 멍 부회장이 체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미국과 중국이 벌일 무역 협상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은 6일(현지시간) 백악관 관리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시 주석과 만찬을 하기 전까지 미 법무부가 멍 부회장 체포를 캐나다에 요청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캐나다 사법당국은 그날 화웨이 창업자인 런정페이 회장의 딸이자 글로벌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 부회장을 밴쿠버에서 체포했다.

하지만 만찬에 동석했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NPR과의 인터뷰에서 “법무부로부터 들어서 미리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인터뷰에서 화웨이를 포함한 중국 기업들의 ‘기술 도둑질’을 다시 맹비난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는 멍 부회장을 체포하기 전 미 법무부가 백악관 법률고문실에 이를 통지했다고 보도했다. 리처드 바 상원 정보위원회 위원장(공화당)과 마크 워너 민주당 간사에게도 체포 사실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멍 부회장을 체포하는 데는 영국계 은행 HSBC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연방정부가 지명한 HSBC 감독관이 화웨이 계정에서 수상한 거래를 포착하고 뉴욕동부지검에 이를 알렸다고 보도했다. HSBC는 화웨이가 거래하는 여러 은행 중 한 곳이다.

HSBC는 앞서 미 정부 제재를 회피해 이란·리비아·수단 등과 거래한 혐의와 돈세탁방지법을 위반한 혐의 등으로 2012년 뉴욕동부지검으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그 뒤 19억2000만달러의 벌금을 납부했고 내부 통제와 감시 강화 목적으로 외부 감독관을 고용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멍 부회장이 미국으로 인도되기까지 길게는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전했다. 미 정부는 멍 부회장 혐의와 관련해 증거를 제출해야 하는데, 그의 혐의가 캐나다에서도 범죄에 해당하는지 확실치 않다. 캐나다 역시 대(對)이란 제재에 동참하고 있지만 멍 부회장의 혐의에 캐나다 형법을 적용할 수 있는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캐나다 법원이 인도를 결정해도 멍 부회장은 항소할 수 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날 멍 부회장이 미국 요청으로 캐나다에서 체포된 것과 관련해 “정치적 고려나 개입은 없었다”고 말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