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한 달도 안 남겨둔 요즘, 중소기업들의 비명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저임금이 시간당 8350원으로 올해보다 10.9% 오르면 도저히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호소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인건비 급등, 획일적인 근로시간 단축에 경기 침체까지 ‘3대 악재’에 짓눌린 중소기업들이 줄줄이 공장을 매물로 내놓기에 이르렀다.(한경 12월6일자 A1, 4, 5면)

이쯤이면 내년 최저임금 인상 부작용을 보완할 조치가 어떤 식으로든 나오는 게 마땅해 보인다. “글로벌 시장에서 1달러를 놓고 경쟁사와 싸우는데, 2년 동안 최저임금을 29% 올리는 건 일자리를 없애는 정책”이라는 중소기업인의 호소에 귀를 막아서는 안 된다. 인건비 급등에 맞서기 위해 중소기업이 택할 수 있는 수단은 감원, 해외 이전, 자동화다. 모두 일자리 축소로 이어지는 것들이다.
인건비 인상에 인력 감축과 해외 탈출, 투자 포기가 이어지며 경기 전체가 위축되고 이것이 다시 매출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감원과 해외 이전 등으로 버틸 수 있는 중소기업은 그래도 나은 편이다. 외국인 근로자를 많이 고용하는 주물 열처리 도금 등 뿌리기업들은 정부의 정책 선회가 없으면 상당수가 폐업에 내몰릴 것이라는 게 업계 우려다.

중소기업들이 더욱 답답해하는 것은 정부가 온갖 규제 조치를 숨 쉴 틈도 안 주고 밀어붙이고 있다는 점이다. “퇴로라도 열어주고 몰아붙여야지, 이러다 중소기업 다 죽게 생겼다”는 말을 엄살이라며 무시해선 곤란하다. 민주노총 투쟁가 출신인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도 한경과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졸속’을 비판했다. 그는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정책의 속도와 절차에서 아쉬움이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은 중소기업의 지급 여건을 마련한 뒤 추진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 19대 대선 공약집에는 ‘중소기업 성장을 튼튼히 뒷받침하겠다’는 대목이 있다. 현실은 정반대다. ‘노동 존중’만 앞세우다 중소기업들을 사지로 내몰아서는 ‘공정한 나라’도, ‘골고루 잘사는 나라’라는 구호도 뜬구름이 되고 말 것이다. 더 늦기 전에 정책 전환이 절실하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