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가치 2000억원 규모
산업·하나銀 이어 3대 주주로
경영권 참여 아닌 단순 투자
LNG선 경쟁력 높이 평가한 듯
글로벌 1위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2000억원 규모의 대우조선해양(37,400550 1.49%) 주식을 신규 취득했다.

블랙록은 대우조선해양 지분 5.57%(약 597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6일 장 마감 후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까지 블랙록인스티튜셔널트러스트 등 특수관계자 13명이 대우조선해양 지분 4.42%(474만 주)를 확보했다. 이후 장내 매수를 통해 123만 주(1.15%)를 추가로 매입해 공시 기준인 지분율 5%를 넘겼다. 지분 가치는 이날 종가(3만2900원) 기준 1963억원에 달한다. 이번 지분 취득에 따라 블랙록은 산업은행(55.72%) 하나은행(8.41%)에 이어 대우조선해양의 3대 주주가 됐다.

블랙록은 투자 기준으로 삼는 벤치마크 지수에 편입된 종목들을 기계적으로 담는 게 아니라 종목 분석을 통해 골라 담는 액티브 투자를 하더라도 기업 지배구조 개편 등의 적극적인 요구는 하지 않는 성향을 보인다. 블랙록은 공시에 첨부한 확인서를 통해 “블랙록과 특수관계인은 대우조선해양의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행위를 하지 않을 것임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선박 제조 경쟁력이 높은 대우조선해양에 블랙록이 관심을 가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국내 조선사 중 가장 낮은 건조 원가에도 가장 앞선 LNG선을 생산하고 있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 조선소들이 모두 LNG선 수주를 늘리고 있지만 대우조선해양 고객사는 철저하게 1등급 선주들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며 “메이저 선주들의 신뢰가 높다”고 설명했다.

최근 유가 하락세로 석유 수요 및 선박 발주량이 늘며 조선업황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도 있다.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선박 수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158.4% 급증하면서 주요 품목 중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한 조선담당 애널리스트는 “2014년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석유 감산 반대 성명 발표 이후 유조선(탱커) 선사들의 주가가 3~6배 상승했다”며 “블랙록은 LNG선의 대표성이 있는 대우조선해양을 낙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랙록은 자산 규모가 6조3000억달러에 이르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다. 세계 30여 개국에 거점을 두고 있다. 지금까지 블랙록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했거나 보유한 적이 있는 국내 기업은 SK하이닉스, LG전자, KT&G, 신한금융지주, 금호석유화학, 현대해상 등으로 다양하다.

김동현/노유정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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