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실직 공포'

카드수수료 줄어 돈 마르면 영세 대리점부터 도산할 것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 소속 조합원들이 6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대량 해고 방지와 생존권 보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신용카드 결제를 대행하는 밴(VAN) 사업자와 카드 전표 수거 등이 주업인 밴 대리점도 내년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 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정부가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낮추면서 밴사와 밴 대리점 실적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어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1위 밴사인 나이스정보통신의 올 들어 9월까지 영업이익은 28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320억원)보다 11.1% 감소했다. 카드 사용액이 늘면서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 2674억원에서 올해 3064억원으로 14.5% 증가했지만, 수익성은 악화된 것이다. 업계 2위인 한국정보통신(KICC)의 영업이익도 작년 3분기 누적 338억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 306억원으로 줄었다.

신용카드밴협회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소규모 밴사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준비하고 있고, 영세 밴 대리점 가운데 일부는 사업을 포기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며 “업계에선 내년에 3만여 명이 종사하는 밴 대리점과 3000여 명이 일하는 밴 업체에서만 20%가량인 6600개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밴 업계의 수익성이 날로 악화되는 이유는 정부가 추진하는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 영향이 밴이나 밴 대리점으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밴사는 카드사와 가맹점 사이에서 신용카드 거래승인, 매출전표 매입·자금정산 중개 등 신용카드 결제를 대행한다. 밴 대리점은 밴사를 대신해 가맹점 계약 체결을 중개하거나 전표 수거, 가맹점 모집, 단말기 설치 및 관리 업무 등을 한다. 밴사는 결제금액의 일정 비율(가맹점 수수료의 10% 수준)을 수수료로 받아 이 중 일부를 밴 대리점에 지급하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가 낮아지면 밴 수수료도 떨어지고 밴사와 밴 대리점의 수익성도 악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카드사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밴사를 타깃으로 수수료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점도 밴사가 내년 사업이나 인력 계획을 보수적으로 짤 수밖에 없는 원인이 되고 있다. 김진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입는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카드사들은 밴사 수수료 조정 등으로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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