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파고드는 K유통·K푸드
(3·끝) 질주하는 K면세점

사드 보복에 실적 악화되자 적자 인천공항 사업권 일부 반납
베트남 시장 진출 승부수

"새 공항 면세점, 쇼핑에 최적화"
중국인 매출 90% 달해

다낭·냐짱 내년 매출 1천억 목표…롯데면세점 해외매출의 20% 예상
다낭에 시내면세점도 개장 추진
베트남 남동부 휴양도시 냐짱의 관문인 깜란국제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약 13㎞ 해안도로 오른쪽은 온통 공사판이다. 한국 중국 러시아 등에서 냐짱을 찾아오는 관광객이 매년 증가하자 세계적인 리조트 업체들이 호텔 빌라 등의 건설에 나섰다. 공사 중인 호텔과 리조트만 10여 곳에 달한다.

베트남 정부는 냐짱을 중부지역 대표 관광지인 다낭에 버금가는 휴양지로 육성하기 위해 올해 6월 깜란국제공항을 개장했다. 국제선과 국내선을 함께 운영했던 기존 공항에서 불과 300m 거리다. 그러면서 신공항 면세점의 독점 운영을 롯데면세점에 맡겼다. 듀프리(스위스)에 이어 세계 면세점 시장 2위인 롯데의 경험을 높이 평가했다.

깜란공항점은 2017년 5월 문을 연 다낭공항점에 이어 롯데가 베트남에서 운영하는 두 번째 면세점이다. 지난달 말 찾아간 깜란공항점의 대형 전광판에서는 로레알그룹의 화장품 브랜드 ‘입생로랑’의 광고 영상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중국인 관광객 조우양 씨(44)는 “3년 전에 왔을 때만 해도 국제공항 면세점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낙후된 느낌을 받았었다”며 “새 공항 면세점은 시설이 쾌적하고 유명한 화장품과 잡화 브랜드가 많이 들어와 쇼핑하기에 좋다”고 말했다.

“낙후된 국제공항 면세점 살렸다”

롯데면세점은 다낭과 냐짱에서 ‘죽어가던 면세점 시장을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없던 시장을 창출했다”는 말도 듣는다. 두 도시의 성장 가능성과 현지 정부의 신공항건설 계획 등을 면밀하게 검토해 운영권을 따냈기 때문이다.

롯데가 베트남 면세점 시장을 두드리기 시작한 시기는 공교롭게도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실적 악화가 본격화한 2016년 하반기부터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이 급감하면서 2014년 3900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은 2017년 25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연 1조원의 막대한 임대료 부담을 떠안아야 했던 인천공항 면세사업권도 자진해 반납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국내 면세점 시장은 사업자 증가와 유커 급감으로 ‘레드오션’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롯데는 공격적으로 해외시장 진출에 나섰다. 그중에서도 특히 낙후된 공항과 별도로 신(新)국제공항을 짓고 있던 베트남은 롯데면세점엔 ‘기회의 땅’이었다. 마침 다낭과 냐짱의 기존 공항의 면세사업자가 새로운 운영 업체를 찾고 있었다. 국제적인 휴양도시에 걸맞은 브랜드를 유치해 면세점을 활성화해줄 업체가 필요했다.

롯데는 현지 파트너사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두 면세점 운영권을 잇따라 거머쥐었다. 2017년 5월 개점한 다낭공항은 올해 약 404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목표는 470억원이다. 깜란공항점은 내년에 매출 70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1170억원은 롯데면세점 내년 해외 매출 목표의 약 20%에 해당한다.

중국인 매출이 약 90% 차지

다낭과 냐짱 두 면세점의 최대 고객은 중국인 관광객이다. 중국 정부는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을 단계적으로 허용하면서도 롯데면세점 방문은 상품에서 제외하도록 통제하고 있다. 하지만 베트남에서의 상황은 다르다. 냐짱점 매출의 약 90%는 중국인이 차지하고 있다. 지난 10월 냐짱점에서 물건을 구매한 중국인의 거주지는 25개 성 42개 도시로 다양하다. 그 다음이 러시아인(5%), 한국인(4%) 순이다. 올 들어 11월까지 다낭점의 중국인 매출 비중도 약 60%로 가장 크다. 한국인 매출 비중(30%)의 두 배 수준이다.

냐짱을 찾아오는 중국·러시아·한국인 관광객 수는 매년 급증하고 있다. 면세점 사업 전망을 밝게 보는 이유다. 올해 1~10월 깜란공항을 통해 입국한 중국인은 158만 명. 2016년 같은 기간의 63만 명보다 95만 명이나 늘었다. 깜란공항에서 중국 주요 도시로 출국하는 항공만 하루 30여 편에 달할 정도다. 같은 기간 러시아 관광객 수도 26만 명에서 37만 명으로, 한국인은 2만3000명에서 7만9000명으로 크게 늘었다.

김현구 롯데면세점 베트남법인 책임은 “관광객 수 급증의 영향으로 두 곳의 면세점은 개점 첫해부터 흑자를 낼 수 있었다”며 “중국 전 지역에서 관광객이 늘고 있어 실적 전망도 어둡지 않다”고 말했다.

롯데는 베트남에서 면세점 사업을 더 확장한다. 다낭에선 공항점과 별도로 시내 면세점을 상반기에 연다. 수도인 하노이와 호찌민의 면세점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냐짱=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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