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관 산업부 기자 pjk@hankyung.com

“한마디로 난센스네요.”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쇄신 방안을 노동계 인사들이 모여 토론했다는 소식에 한 대학교수는 헛웃음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참여연대 쇄신 방안을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논의하는 꼴”이라며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정미 정의당 의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노동위원회,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는 5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공정한 노사관계 구축을 위한 경총의 변화 방향 모색 토론회’를 열었다. 발제와 토론에는 이용우 민변 노동위원회 삼성노조파괴대응팀장을 비롯해 김진억 희망연대노동조합 나눔연대사업국장, 박용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 등이 참여했다. 대부분 친노동계 인사였다.
토론 내용도 경총의 과오를 되짚으며 쇄신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사용자나 경총 입장을 대변해 줄 토론자는 없었다. 주최 측은 경총에 토론회 참석 여부조차 물어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쇄신 논의는 없고 비판만 난무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토론자와 발제자를 섭외한 참여연대는 인원 구성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송은희 참여연대 간사는 “경총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관계자와 연구자를 중심으로 연사를 초청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경총이 전경련을 대신해 각종 경제 현안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자 노동계가 견제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경총은 올 들어 상법 개정뿐만 아니라 협력이익공유제, 최저임금 인상 등 여러 현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정부 고위 인사들이 잇따라 경총을 찾아 의견을 나누는 등 과거보다 위상이 높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다른 경제단체들을 대신해 경총이 총대를 메고 나서자 벌써 견제의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사회적 대타협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출범한 지 2주가 채 지나지 않았다. 어렵게 손을 맞잡은 노동계와 사용자 관계가 다시 틀어지면 경총의 쇄신도, 사회적 타협도 힘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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