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함께 문제 풀고 인터넷강의·입시 커뮤니티 도움받아"
백혈병 이겨낸 선덕고 김지명 군 "환자에게 신뢰 주는 의사 되고파"

역대급 '불수능'이라는 평가 속에서도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9명의 만점자(국어·수학·탐구 원점수 만점, 영어·한국사 1등급)가 나왔다.

통상 수능은 재수생에게 유리하다는 인식이 있지만 지난해와 올해는 재학생과 졸업생 만점자 수가 엇비슷했다.

지난해에는 만점자 15명 가운데 7명이, 올해는 9명 가운데 4명이 고교 재학생이다.

올해 수능 만점을 받은 고교생들은 확실히 수능이 어려웠다고 평가하면서도 매일 규칙적이고 꾸준한 공부 습관을 유지했던 게 좋은 점수를 얻은 비결이라고 입을 모았다.

선덕고 3학년 김지명 군은 5일 "국어가 평소(모의평가)보다 엄청 어려웠다"며 "운이 좋았다.

찍다시피 한 문제도 맞아서 만점이 된 거니 노력한 것보다 점수가 더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김군은 정규수업과 자습시간 외에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고 복습한 게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그는 "수학 같은 경우 수업 듣기 전에 인강으로 문제를 미리 풀어보고 선생님의 좋은 풀이법을 체득하려고 했다"며 "복습은 귀찮았지만 복습하면 실력이 오르는 게 느껴져서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김군은 백혈병을 극복한 사연으로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다.

고교 1학년 3월에 완치 판정을 받고 현재는 건강하지만, 3년간 힘든 투병기간을 이겨낸 사연이 소개되면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또 다른 만점자인 대원외고 신보미 양은 "공부할 때 빨리 까먹는 편이라 매일 모든 과목을 한 번씩은 보려고 했다"며 "30분씩 보더라도 매일 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신양은 특히 "수능이 가까워지면 다른 사람이 무슨 공부를 하는지 신경 쓰게 되는데 자신의 위치와 특성을 파악해 '내 패턴'대로 공부하는 게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만점자인 전남 장성고 허모 군의 경우 학교 프로그램에 따라 자기 주도적으로 공부해 성과를 거뒀다고 이 학교 국어 교사인 윤형춘 교무부장은 설명했다.

역시 이번 수능에서 만점을 받은 안양 백영고 이정수 양도 '지치지 않는 꾸준함'을 강조했다.
이양은 "수험생이 되면서 후회 없는 1년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힘들다고 쉬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예비 수험생들에게도)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공교육에만 기댄 것은 아니지만 부족한 부분은 사교육뿐 아니라 친구나 입시 커뮤니티 등 주변의 도움으로 채웠다.

특히 함께 공부하는 친구들은 경쟁자가 아니라 동료였다.

김지명 군은 "실수를 줄이기 위해 입시 커뮤니티에 '화학 실수한 거 댓글로 올려보자'는 글을 적었다.

집단지성으로 해결해보는 거였다(웃음)"며 "20개 정도 댓글이 달렸는데 제가 해봤다 싶은 실수와 다른 사람이 한 실수 등을 의식하면서 문제를 풀었다"고 말했다.

신보미 양은 "모르는 (수학)문제는 학원이나 학교 선생님께 여쭤보는 것도 좋지만 수학을 잘하는 친구들에게 물어봤다"며 "같은 학생 입장이니까 설명하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토론도 할 수 있고 좋았다"고 말했다.

이정수 양은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를 쓰면서 '멘탈 관리'를 했다.

이 양은 "여름방학이 지나고서부터 어려운 문제들만 풀게 되니까 정신적으로 힘들었다"며 "그럴 때마다 수능이 끝난 뒤의 저에게 보내는 편지를 쓰며 '멘탈 관리'했다"고 말했다.

아직 진로를 확실히 정한 것은 아니지만 저마다 꿈도 키워가고 있다.

이정수 양과 김지명 군은 의사를 꿈꾸고 있다.

특히 백혈병을 이겨낸 김지명 군은 투병 기간 혈액종양내과를 드나들며 아픈 사람들을 많이 접했던 경험이 장래희망에 영향을 미쳤다.

그는 "제가 치료 과정을 이겨낼 수 있었던 건 의사들을 믿었기 때문"이라며 "환자들한테 믿음 주고 신뢰 관계를 만들 수 있는 의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말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신보미 양은 "변호사가 되고 싶은데 (로스쿨에 진학하기 전에) 전문적인 지식을 쌓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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