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임대주택등록은 정부의 주택시장 규제를 극복할 거의 유일한 탈출구였다. 임대주택으로 등록할 때 공시가격 6억원 이하라면 8·2대책으로 강화된 거의 모든 세금을 피할 수 있었다. 임대주택등록은 조정대상지역에 있는 주택에 대해서 양도소득세 중과세를 피할 수 있고, 장기보유특별공제도 가능하다. 특히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임대하는 과정에서 보유세(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의 합계) 부담이 사라진다. 문제는 공시가격이 6억원을 초과하는 경우다. 공시가격이 6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임대주택으로 등록하더라도 양도소득세 중과세를 피할 수 없고 종합부동산세 감면도 불가능하다.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은 장기임대주택 등록으로 70%의 장기보유특별공제와 양도세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여전히 종합부동산세는 피할 수 없다.

◆“버티기는 무모한 짓”

그래서 6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을 가지고 있는 사람 중에는 계속 보유하면서 정책 변화를 기다리겠다는 사람들이 있다. 일명 ‘버티기’에 들어가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9·13대책으로 이마저도 쉽지 않을 듯하다.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9·13대책 이후 종합부동산세가 늘어나는 요인은 크게 4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종합부동산세의 공정시장가액 비율이 매년 5%포인트씩 상승한다. 종합부동산세는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세금을 계산하지만 공시가격에 일정한 비율을 곱해 과세표준을 일정 수준으로 낮춘다. 이때 사용하는 비율을 공정시장가액 비율이라고 하는데, 현행 공정시장가액 비율은 80%다. 내년부터 이 비율이 매년 5%포인트씩 늘어나 2022년까지 100%로 올라간다.
9·13대책 이후 종합부동산세가 늘어나는 두 번째 이유는 세율이다. 9·13대책에서는 조정대상지역에 2채 이상 주택을 보유한 경우, 높은 세율을 적용하도록 변경했다. 종합부동산세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세 번째 이유는 공시가격의 시세 반영률이다. 현행 공시가격이 시세와 비교해서 너무 낮기 때문에 시세반영률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종합부동산세가 늘어나는 네 번째 이유는 세 부담 상한선의 상향 조정이다. 보유세는 작년에 낸 보유세의 일정 비율을 초과할 수 없도록 상한선을 정하고 있는데, 현행 세 부담 상한선은 150%다. 즉 지난해에 낸 보유세가 10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올해는 150만원을 초과할 수 없다. 그런데 내년부터는 그 부담의 상한선을 300%까지 늘리겠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작년에 낸 보유세가 10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올해는 최대 30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매년 수천만원 보유세 내야

보유세가 늘어나는 4가지 요인이 결합한다는 가정에서 9·13대책으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가 얼마나 증가하는지 시뮬레이션을 해보자. 2채의 고가 주택을 서울에 보유하고 있는 홍길동 씨(55) 사례다. A아파트는 시가 20억원(공시가격 14억원)이고 B아파트는 시가25억원(공시가격 17억5000만원)이다. 그리고 공시가격이 매년 8%씩 상승한다고 가정해보자. 이런 상황에서 올해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는 2393만원 정도가 부과된다. 그런데 ①공정시장가액 비율 인상 ②세율 인상 ③공시가격 상향 조정 ④세 부담 상한선의 상향 조정이 겹칠 경우 내년부터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의 합계는 가파르게 상승해 4512만원이 된다. 2020년에는 5338만원, 2021년에는 6263만원, 그리고 공정시장가액 비율이 100%로 맞춰지는 2021년에는 7294만원까지 상승하게 된다. 보유세가 매년 부담해야 하는 세금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만만치 않은 부담이 요구된다. 주택을 계속 보유할지의 판단도 주택을 매각할 것인지, 증여할 것인지의 판단과 동등한 위치에서 결정해야 할 것이다.

원종훈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세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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