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위해제란 무엇인가?

‘직위해제’는 일반적으로 근로자의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 또는 근무태도 등이 불량한 경우, 근로자에 대한 징계절차가 진행 중인 경우, 근로자가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경우 등에 있어서 당해 근로자가 장래에 있어서 계속 직무를 담당하게 될 경우 예상되는 업무상의 장애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당해 근로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로서, 보직의 해제를 의미하는데 ‘대기발령’이라고도 한다.

◆ 직위해제는 징계인가?

직위해제는 당해 근로자로부터 보직을 해제하여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기에, 근로자의 입장에서는 징계를 받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대법원은 직위해제의 법적 성질에 관하여 “직위해제는 근로자의 과거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기업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행하여지는 징벌적 제재로서의 징계와는 그 성질이 다르므로, 근로자에 대한 직위해제처분의 정당성은 근로자에게 당해 직위해제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나 직위해제에 관한 절차규정을 위반한 것이 당해 직위해제처분을 무효로 할 만한 것이냐에 의하여 판단할 것이다”라고 판시함으로써, 직위해제와 징계를 구별하고 있다(대법원 2005. 11. 25. 선고 2003두8210 판결 등).

◆ 직위해제는 사용자의 권한인가? 그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대법원은 직위해제가 사용자의 권한인지 여부에 관하여 “대기발령 등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라도 취업규칙이나 인사관리규정 등에 징계처분의 하나로 규정되어 있지 않다면, 이는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하는 인사명령의 범주에 속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하고,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한다. 따라서 위와 같은 처분은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단지 징계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위법하다고 할 수는 없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00 6. 23. 선고 98다54960 판결).

나아가 대법원은 직위해제의 한계에 관하여 “사용자의 인사명령에 속하는 불이익한 처분이 대기발령이나 보직의 해제와 같은 잠정적 처분인지, 전보 등 확정적 처분인지는 명칭과 상관없이 처분이 이루어진 구체적인 경위, 그로 인한 근로자 지위의 변화, 변경된 근로의 내용, 업무의 지속성 여부, 처분 당시 사용자의 의사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할 것이다”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3. 5. 9. 선고 2012다64833 판결).

따라서 직위해제가 사용자의 권한이라고 하더라도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안에서 행해졌는지 여부는, 직위해제의 업무상 필요성과 그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 하여 결정되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 직위해제의 시간적인 한계는 없는가?

일부 사용자의 경우 직위해제를 자유롭게 행사할 수 있다고 생각해 직위해제 사유가 해소된 경우에도 장기간 직위해제를 유지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대법원은 “사용자가 대기발령 근거규정에 의하여 일정한 대기발령 사유의 발생에 따라 근로자에게 대기발령을 한 것이 정당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당해 대기발령 규정의 설정 목적과 그 실제 기능, 대기발령 유지의 합리성 여부 및 그로 인하여 근로자가 받게 될 신분상·경제상의 불이익 등 구체적인 사정을 모두 참작하여 그 기간은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고, 만일 대기발령을 받은 근로자가 상당한 기간에 걸쳐 근로의 제공을 할 수 없다거나, 근로제공을 함이 매우 부적당한 경우가 아닌데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없을 정도로 부당하게 장기간 동안 대기발령 조치를 유지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그와 같은 조치는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라고 판시함으로써, 직위해제가 장기간에 걸쳐서 유지되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대법원 2007. 2. 23. 선고 2005다3991 판결).

◆ 직위해제 후 일정 기간이 경과하면 당연 퇴직하도록 하는 규정은 적법한가?

한편,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 등에 “직위해제 후 일정 기간이 경과하도록 복직하지 못하는 경우 당연 퇴직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 규정은 유효한 것일까?

대법원도 “인사규정 등에 대기발령 후 일정 기간이 경과하도록 복직발령을 받지 못하거나 직위를 부여받지 못하는 경우에는 당연 퇴직 된다는 규정을 두는 경우, 대기발령에 이은 당연 퇴직 처리를 일체로서 관찰하면 이는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따라 근로계약 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으로서 실질상 해고에 해당하므로, 사용자가 그 처분을 함에 있어서는 구 근로기준법(2007. 1. 26. 법률 제829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0조 제1항 소정의 정당한 이유가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일단 대기발령이 인사규정 등에 의하여 정당하게 내려진 경우라도 일정한 기간이 경과한 후의 당연 퇴직 처리 그 자체가 인사권 내지 징계권의 남용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정당한 처분이 되기 위해서는 대기발령 당시에 이미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사유가 존재하였거나 대기발령 기간 중 그와 같은 해고사유가 확정되어야 할 것이며,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함으로써, 해고로서의 “정당한 이유”를 요구하고 있다(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7두1460 판결).

문기주 법무법인(유한) 바른 변호사(사법연수원 35기)

△ 고려대 법학과 △고려대 대학원(민법전공) △일본 교토대 법학연구과 외국인공동연구자 △ 대한변호사협회 법제연구원 연구위원 △ 서울변호사회 국제위원회 일본소위 위원 △ 근로복지공단 고문변호사 △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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