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0.6% 성장 그쳐
정부가 올 들어 소득을 늘려 내수시장을 키운다는 소득주도성장에 더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정작 성장은 내수가 발목을 잡는 가운데 수출이 끌고 가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수출 의존 성장은 올해 중반을 지나면서 심해졌다. 수출에서도 반도체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는 양상이다. 결과적으로 국내 성장 기반 전체가 반도체 수출에 매달려 있는 셈이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3분기 국민소득 잠정치를 보면 수출 의존 현상이 확연하다. 한국 경제는 3분기 0.6% 성장한 가운데 순수출이 성장률에 1.9%포인트 기여했다. 반면 내수는 1.3%포인트만큼 까먹었다. 지난 2분기엔 0.6% 성장하는 동안 순수출 기여도가 1.3%포인트, 내수 기여도가 -0.7%포인트였다. 내수를 구성하는 투자와 소비는 부진한 가운데 수출이 성장을 홀로 이끌다 보니 2분기 연속 0%대 저성장에 머문 것이다.

성장의 수출 의존도가 이렇게 심해진 것은 2011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는 수출이 3.5%포인트 기여하는 동안 내수가 2.7%포인트만큼 까먹었다. 수출 위주 성장은 힘이 달릴 수밖에 없다. 2011~2012년 한국 성장률은 8분기 연속 0%대에 머물렀다.
3분기 들어 반도체의 쏠림 현상도 두드러졌다. 반도체가 포함된 전기·전자기기 업종의 성장률은 9.0%에 달했다. 다른 업종 중에서는 정밀기기(6.4%) 화학제품(2.0%) 정도만 선전했을 뿐 대부분 부진했다. 서비스 업종은 0.5% 성장하는 데 그쳤다. 정부 재정지출이 집중된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와 정보통신만 각각 4.8%, 2.0% 성장했고 나머지 업종은 성장률이 1%에 못 미치거나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건설업은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부진을 보였다. 주거용 분야는 수도권 공급 물량 확대 등의 영향으로 1.6% 성장했지만 비주거용은 12.4% 뒷걸음질쳤다. 토목건설도 -6.7%였다.

한국 성장률이 2분기 연속 0%대에 머물면서 한은의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인 2.7% 달성도 불투명해졌다. 연간 2.7%를 달성하려면 4분기에 0.84% 이상 성장해야 한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