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2032년 남북한 올림픽 유치에 힘 보태기 위한 것"

삼성전자는 4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올림픽 공식 후원 연장 계약을 맺었다. 왼쪽부터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다케다 쓰네카즈 IOC 마케팅위원회 위원장.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올림픽 공식 후원 계약을 2028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까지 이어가기로 했다. 삼성은 당초 마케팅 효과가 예전만 못하다는 이유 등으로 중단을 검토했지만, 정부가 추진 중인 ‘2032년 남북한 올림픽 공동 개최’에 힘을 보태기 위해 후원을 연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4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고동진 IM(IT·모바일)부문 사장이 다케다 쓰네카즈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마케팅위원회 위원장과 함께 2020년 종료되는 올림픽 후원 기간을 2028년까지 연장하는 내용의 계약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날 계약식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도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후원 계약으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2024 파리 올림픽’에 이어 개최지가 결정되지 않은 2026년 동계올림픽과 2028 LA 올림픽까지 후원사로 참가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무선·컴퓨터 제품뿐 아니라 제품에서 구동되는 5세대(G) 이동통신, 증강현실(AR), 인공지능(AI) 관련 공식 후원사 지위도 갖게 됐다.
재계에서는 삼성의 올림픽 후원 연장 결정에 대해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높은 인지도를 쌓은 삼성전자가 굳이 거액을 들여 올림픽 마케팅을 할 유인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이 2014년부터 스포츠 마케팅 비용을 축소해온 움직임과도 배치된다. 삼성은 삼성증권 테니스단과 삼성중공업 럭비단을 해체한 데 이어 2015년에는 영국 프로축구팀 ‘첼시’ 후원도 10년 만에 종료했다.

재계는 “삼성이 후원을 중단하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2032년 남북 공동 올림픽 유치’ 작업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정치권 일각의 요구를 삼성이 감안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최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남북 정상이 합의한 ‘올림픽 공동개최 추진’을 삼성이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올림픽 유치를 위한 첫 번째 골든타임은 삼성이 후원 계약을 연장할지 여부가 될 것”이라며 삼성을 압박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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