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선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이 건전증시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자료 = 한국거래소)

일부 공매도가 불공정거래의 개연성이 높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적발과 실효성 있는 제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지현 한림대학교 교수는 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신관 21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건전 증시포럼'에서 대량의 공매도 호가를 이용한 시세조종 등 일부 공매도가 불공정거래의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미공개 중요 정보를 사전에 인지한 내부자 및 정보수령자의 공매도나 시간외대량매매 정보를 사전에 인지하고 공매도 후 시간외매매에 참여하는 사례를 불공정거래 개연성이 높은 공매도로 꼽았다. 또 대량의 공매도 호가를 이용한 허수성 호가로 인위적인 시세 관여, 시장가격 밑으로는 호가를 낼 수 없도록 하는 규정인 업틱 룰이 면제되는 차익거래 및 헤지거래를 활용한 공매도로 시세조종 하는 경우도 사례로 제시했다.

특히, 감자라는 미공개정보를 보유하고 공매도를 이용했을 때 공매도 수익률은 13.93%에 달했다. 공매도가 이익을 볼 확률을 뜻하는 투자승률도 81.40%를 기록했다. 김 교수는 "감자라는 악재성 공시가 공매도 수익률도 높고 투자승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중요한 정보들이 공개되기 전에 미공개 정보로 이용하는 경우 공매도가 악용될 수 있는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블록딜 거래정보를 이용해 공매도를 진행한 뒤 시간외 대량매수를 통해서도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대량매매가 있기 전날 공매도를 하고, 당일 장개시 전 시간외 대량매수나 장 종료 후 시간외 대량매수를 하는 경우 각각 13.22%, 3.57%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었다"며 "시간외 대량매매를 저가에 발생시켜 미리 공매도 주문을 낸 뒤 다시 저가로 재매수에 들어가면 낮은 가격에 주식을 사서 되갚을 수 있어, 추가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자본시장법상 시장질서 교란행위에 해당한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블록딜은 시장정보인 만큼 이를 사전에 입수하게 되면 공매도 거래자가 악용할 수 있다"며 "해당 사례는 '시장질서 교란행위'를 적용해 제재할 수 있다"고 했다.

또 대량의 공매도 호가 제출 및 가격이 하락한 후 대량의 공매도 호가를 정정하는 경우도 시세조종으로 적용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시세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사례라는 점에서다.
업틱룰을 회피하기 위한 차익거래 및 헤지거래도 주가 하락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코스닥시장 거래대금 중 매도차익 비중은 1.61%에 불과했지만, 차익거래 중 공매도 비중은 58.70%에 달했다. 매도헤지 비중도 2.93%였지만 이중 공매도 비중은 55%에 달했다.

주가 하락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일반적인 공매도는 주가 하락 이후 상승 반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헤지나 차입으로 표시된 공매도는 주가를 하락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매도 차익거래는 1.6%지만 이중 60%에 육박하는 물량이 공매도라는 것을 뜻하며, 매도 헤지도 공매도로 표시된 것은 66%를 차지한다"며 "업틱룰을 회피하기 위한 차익거래 및 헤지거래가 발생한다는 것으로 금융당국이 면밀하게 점검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꼬집었다.

양철원 단국대학교 교수는 '빅데이터 분석기법을 활용한 연계계좌 데이터 구축에 관한 연구' 발표에서 "불공정거래의 사건당 평균 혐의계좌수가 증가하는 것은 조사회피를 위해 다수의 연계계좌를 사용하기 때문"이라며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 빅데이터 분석기법을 활용한 연계계좌 적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거래소는 이날 발표된 주제를 시장질서 확립과 투자자보호를 위한 정책 마련에 활용할 예정이다. 이해선 시장감시위원장은 "올해 삼성증권(32,65050 -0.15%) 골드만삭스 관련 사고로 공매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매우 높다"며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말이 있듯이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는 자본시장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종합적 관리체계 검토가 요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공매도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고자 시장감시위원회는 종합적 시장검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다"며 "종합적인 관리체계에 대한 검토가 요구되고 있다"고 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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