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주식 -20%·국내주식 -15%
국내 채권·美주식만 2~3% 수익
공격 성향 투자자들 '우울'

내년 재테크 전망도 흐림
채권·사모펀드 늘리고
주식 투자 비중 줄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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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재테크 시장은 연초 예상과 달리 암울했다. 미국 금리 인상과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 등 각종 대내외 변수가 국내외 금융시장을 출렁거리게 하면서 자산 가격이 일제히 하향 곡선을 그렸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자산별 성적표는 초라하다. 국내 주식은 -15.44%, 중국 주식은 -19.84% 등으로 두 자릿수 손실률을 기록했다. 국내 채권과 미국 주식 정도만 겨우 2~3% 수익을 냈을 정도다. 그마저도 연 2.06%의 국내 정기예금 이자 수준에 그쳤다. 위험을 감수하고 수익을 내기 위해 투자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꾸렸던 재테크족은 우울하기만 하다.

최근 들어 투자 상품보다는 오히려 원금을 보장해주면서 금리 상승 국면에서 이자 수익을 챙길 수 있는 은행권 예·적금이 각광받고 있다. 지난달 30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5%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각 은행도 일제히 예·적금 상품 금리를 0.1~0.5%포인트 올렸다. 우리은행은 적금상품 31개와 정기예금 상품 16개의 금리를 0.1~0.3%포인트 인상해 주요 상품(12개월 기준)인 ‘위비Super 주거래 적금Ⅱ’는 최고 연 2.4%에서 최고 연 2.7%로, ‘위비Super 주거래 예금Ⅱ’는 최고 연 2.1%에서 최고 연 2.4%로 올랐다.

신한은행도 3일부터 주요 예·적금 상품 금리를 0.25~0.30%포인트씩 높였다. 대표 상품인 ‘신한 S드림 정기예금’의 금리는 12개월짜리가 연 1.35%에서 연 1.6%로, ‘신한 S힐링 여행적금’은 연 1.35%에서 1.65%로 올랐다. KEB하나은행은 이번주 수신금리를 0.1~0.3%포인트 인상할 계획이다. 지난달 30일 현재 ‘하나머니세상정기예금’은 최고 연 2.20%, ‘하나멤버스 주거래우대적금’은 최고 연 3.0%의 금리를 적용했다. 카카오뱅크는 정기예금 금리를 만기 기간에 관계없이 0.30%포인트씩 올렸다.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2.20%에서 연 2.50%로 인상했다. 카카오뱅크 자유적금 상품의 금리도 1년 만기는 연 2.00%에서 연 2.50%로 높였다.

올해처럼 내년에도 재테크 시장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은행권 재테크 전문가들은 우선 연말까지는 개인퇴직연금계좌(IRP)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세테크 상품에 관심을 두라고 조언했다. 시장 불확실성을 염두에 두고 적절한 투자 타이밍을 잡을 수 있도록 머니마켓펀드(MMF)를 이용해 현금성 자산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특히 시장 위험을 회피하고 자산배분 효과까지 동시에 누릴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 내 달러예금 등 달러표시 자산 비중을 늘리는 것도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대다수 전문가는 내년에는 이 같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어 안전자산인 채권 비중을 늘리고 주식 비중을 줄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국내뿐 아니라 미·중 무역분쟁과 함께 미국 경제의 성장 둔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시장 변동성 확대를 대비해 단기적으론 선진국 국채 등 안전자산 중심의 투자를 추천했다. 시중금리가 미국의 금리 상승 등을 미리 반영한 만큼 채권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며 금융회사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에 관심을 두라고 했다. 자금 여력이 있고 투자 기간을 3~5년 이상 중장기로 생각하는 투자자라면 글로벌 경기에 영향을 덜 받는 우량 대체자산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를 일부 편입해 두라고 조언하는 전문가도 있다.
은행 전문가들은 내년도 상반기 미국 달러화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신흥국 불안 등으로 환율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은행들은 이 같은 변동성을 활용하려는 환테크 고객을 위해 다양한 외화상품을 내놨다.

신한은행은 회전기간 단위로 시중금리를 반영해 금리 상승 국면에 유리한 ‘모아 More 환(換)테크 회전 정기예금’을, 기업은행은 외화(USD)로 발행되는 환매조건부채권(RP), 주가연계증권(ELS) 등에 투자하는 신탁상품으로 ‘IBK 외화 특정금전신탁’을 내놨다. 농협은행의 비대면 전용 외화적금 ‘올원외화포켓적립예금’도 신규 가입자를 위해 내년 6월까지 미국 달러 환전 시 90% 우대 환율을 제공하고 있다.

비록 재테크 수익률에서는 고전했지만 현명한 연말정산을 통해 일부 손실을 만회할 수 있어 꼼꼼히 따져보고 대비하는 게 좋다.

올해 연말정산에서는 하반기 신용카드로 결제한 도서구매비와 공연관람료도 소득공제받을 수 있다. 연소득 7000만원 이하 근로자는 도서 구입이나 공연 관람을 위해 지급한 신용카드 결제액에 대해 100만원의 소득공제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공제율은 체크카드·현금영수증과 동일한 30%다. 최근 5년 내 중소기업에 취업한 34세 이하 청년은 올해부터 소득세 감면율 90%를 적용받는다. 적용 대상 연령이 올해부터 기존 15~29세에서 15~34세로 확대되고, 소득세 감면율도 70%에서 90%로 높아졌다. 중증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올해부터 중증질환, 희귀난치성 질환, 결핵 등으로 진단받고 건강보험에 등록된 대상자면 의료비도 한도 없이 전액 의료비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월세를 내는 직장인에 대한 공제 혜택도 확대돼 연소득 5500만원 이하 근로자거나 종합소득 4000만원 이하 근로자는 지급한 월세액의 12%를 세액공제받을 수 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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