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이엑스·비트맥스 등 국내서 '선물 마진거래' 홍보
유사수신행위·도박죄 적용될 수 있어…규제공백의 덫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거래량 기준 글로벌 2위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 오케이엑스(OKEx)가 국내 행사를 열고 '선물 마진거래'를 제공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오케이엑스는 지난 3일 개최한 '오케이엑스 넥스트젠(NextGen) 컨퍼런스'에서 최대 100배까지 무기한 선물 마진거래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마진거래는 일정 금액을 거래소에 예치하면 몇 배에 해당하는 암호화폐를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어느정도의 금액을 거래소에 예치하면 암호화폐를 공매도 또는 공매할 수 있는데 최대 100배까지도 거래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 오케이엑스는 오는 11일부터 비트코인을 시작으로 여러 종의 암호화폐에 대한 선물 마진거래 서비스를 시작한다. 오케이엑스는 “기관투자자, 전문투자자를 시장으로 유인할 매력적인 상품”이라고 소개했다.

그런데 국내에선 암호화폐 선물 마진거래가 불법이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원 사건이 대표적이다. 코인원은 최대 4배 마진거래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올해 6월 경찰은 이를 도박으로 규정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코인원에는 '불법도박장 개설죄', 이용자에게도 도박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었다.

암호화폐 거래소 지닉스 역시 최근 암호화폐 파생상품(펀드형 토큰)을 내놨다가 불법이라는 유권해석을 받고 사업을 접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의뢰로 해당 사건은 검찰 수사중이다. 단 두 사례 모두 검찰의 기소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법무법인 광화의 박주현 변호사는 "국내에서 암호화폐 마진거래는 도박죄가 적용된다. 해외 거래소에서 선물 마진거래를 이용하다 적발될 경우에도 이용자는 도박죄 적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지노가 합법인 해외에서라도 한국인이 도박을 하면 처벌 대상인 것과 마찬가지란 얘기다. 당연히 수익도 전액 몰수된다.

오케이엑스는 한국에서 이 내용을 발표하면서 법리 검토를 하지 않은 것일까. 컨퍼런스 현장에서 이를 물었지만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을 관계자는 찾지 못했다. 일부 관계자들은 "모르겠다"고만 했다. 오케이엑스 국내 법인 오케이코인 코리아 관계자 역시 "오케이엑스 글로벌에서 하는 업무라 아는 바가 없다"고 했다.

마진거래를 제공하는 대표적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맥스는 지난 8월 국내에서 열린 투자전략 세미나에서 마진거래 서비스를 설명했다. 이 세미나에는 여의도 증권사 매니저들을 다수 초청했다. 기관투자자를 끌어들이겠다는 의도가 있었던 셈이다.

이들 거래소가 불법성 여부를 모르고 선물 마진거래를 홍보 및 권유했다면 현지 시장조사를 하지 않은 것이고, 알고 했다면 불법을 조장한 것이 된다. 만약 후자라면 명확한 규제가 없다고 판단했거나 정부가 '액션'을 취하지 못할 것이라 본 셈이다. 어느 쪽이든 씁쓸한 건 마찬가지다. 도돌이표처럼 암호화폐 '규제 공백' 문제로 돌아온다.

어떠한 산업이든, 어느 기업이든 규제에 빈틈이 있다면 파고들어 수익을 내는 것을 비난만 할 순 없다. 그래서 정부가 필요하다. 합법과 불법을 명확히 가리고 불법에 대해선 엄단해 근절하는 게 정부 역할이다. 정부가 손 놓은 사이 해외 거래소들이 국내에서 버젓이 불법을 권하고 있다. 정부는 뭘하고 있나.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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