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내수시장 앞세워
'전기차 굴기' 가속 페달

최대 수요처는 中 지방정부
막대한 보조금도 '무기'
중국 전기차 제조 업체들이 전기버스 등 세계 상용차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전 세계 전기버스 점유율은 99%에 이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기업들이 정부의 보조금 정책을 등에 업고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기차는 중국의 범국가적 첨단산업 육성 정책인 ‘중국제조 2025’의 핵심이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2009년부터 2017년까지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480억달러(약 53조원)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아직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상용차 시장을 먼저 장악한 뒤 승용차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상하이 리서치 업체인 오토모티브포사이트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제조 업체들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35만8000대의 전기버스를 생산했다. 오토모티브포사이트는 “전 세계에서 운행 중인 전기버스의 99%가 중국산”이라고 밝혔다.

전기버스의 최대 수요처는 중국 지방정부다. 선전시는 올해 말 모든 버스와 택시를 전기차로 전환할 예정이다. 광저우시는 지난 7월 중국 최대 전기차 제조 업체 비야디(BYD) 등에 7억9500만달러 상당의 전기버스 4810대를 주문했다. 중국 우정국은 2020년부터 가솔린 차량은 구입하지 않고 전기차만 도입할 계획이라고 지난 5월 발표했다. 중국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시장 확대를 앞당기고 있다는 평가다. 전기차 제조 업체들은 전기버스 판매 1대당 2만5900달러의 보조금을 받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내수 시장을 발판으로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다. 중국 저장지리자동차는 2016년 상용차 전문 자회사 위안청을 설립했다. 지난해 저장지리자동차는 6000대의 전기트럭 및 버스를 판매했다. 또 저장지리의 영국 런던지사는 택시 ‘블랙캡’을 생산하고 있다. 영국 2층 버스(더블데커)의 전기버스 모델은 BYD가 공급하고 있다.

BYD는 영국을 비롯해 50여 개국에 전기버스와 택시를 판매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랭커스터에 있는 BYD 공장에서 생산된 전기버스 750대가 미국 현지 업체들에 판매됐다. 미국 운송 업체 페덱스는 최근 중국 우룽전동차유한회사(FDG)로부터 1000대의 전기트럭을 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은 중국 전기차 시장을 노리고 현지 기업들과 제휴를 맺고 있다. 닛산자동차는 중국 둥펑자동차와 손잡고 전기트럭을 생산하고 있다. 르노그룹은 전기상용차 생산을 위해 중국 화신기차집단과 합작사를 설립했다.

중국의 거대한 차량공유 서비스 시장도 글로벌 자동차 기업을 중국 시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차량공유 서비스 기업에 공급하기 위한 전기차·자율주행차를 생산하려는 것이다. 중국 최대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인 디디추싱은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 도요타, 폭스바겐 등 31개 자동차 제조사들과 공동으로 운영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